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0.24 00:00
자동차에 깔려도 죽지 않는 딱정벌레가 발견됐다. 포에로이드 디아볼릭투스가 먹이를 찾고 있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단단한 껍질을 가진 딱정벌레가 발견됐다. 너무 단단해서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도 끄떡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포에로이드 디아볼릭투스라는 이름의 이 딱정벌레는 단단한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다. 포식자들이 이 자연 방패를 뚫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퍼듀대와 캘리포니아대 얼바인 캠퍼스 연구팀은 크기 1인치(2.54㎝)인 이 딱정벌레에 엄청난 압력을 가해도 껍질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곤충은 죽은 척 연기할 수 있는 영리한 배우다.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이 흥미롭다.

풍뎅이를 흙더미에 올려놓고 도요타 캠리를 딱정벌레 위로 왔다 갔다했다. 딱정벌레는 죽은 척하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이 딱정벌레는 자신의 체중의 3만9000배에 달하는 힘을 버틸 수 있다.

인간의 경우 약 25마리의 흰긴수염고래를 올려 놓아도 살아남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무게 90㎏인 남자가 3538톤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날지 못하는 이 딱정벌레는 주로 북아메리카 서부 해안에서 발견된다. 균류를 주로 먹고 산다.

데이비드 키사일루스는 캘리포니아대 얼바인 캠퍼스 소재과학공학과 교수는 "이 딱정벌레는 빠르지는 않지만 작은 탱크처럼 생겼다"라며 "날수 없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있으면서 포식자가 먹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수백만전 전에는 이 딱정벌레도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날지 않게 됐다.

일반적인 딱정벌레는 겉날개가 속날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겉날개를 열고 속날개를 펼쳐 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딱정벌레의 겉날개는 고정돼 있다. 이 딱정벌레의 겉날개가 외골격, 즉 방패 역할을 한다. 

겉날개는 섬유질 물질인 키틴과 단백질 매트릭스로 이뤄져 있다. 두개의 단백질 층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연결부위를 보면 직소 퍼즐처럼 생겼다. 겉날개는 날아다니는 딱정벌레보다 10%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 딱정벌레의 외골격은 인류가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리벳을 쓰지 않고 항공기 부품을 연결하는 데 이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겉날개를 확대하자, 직소 퍼즐처럼 결합된 두개의 단백질 층이 발견됐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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