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0.23 18:09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박혜지 교수

구내염은 누구나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대부분 저절로 낫기 때문에 발병원인이나 예방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입안에 생긴 궤양은 불편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영양섭취의 문제로도 이어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구내염의 원인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인을 찾지 않고 증상만 보고 치료를 하다보면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구내염 발병에는 바이러스나 세균, 진균, 영양결핍, 자가면역질환 등이 모두 관여한다.

구내염 중 가장 흔한 것이 아프타성 구내염이다. 전 인구의 20%에서 나타난다. 증상이 구강 내에만 국한되고, 1년에 두 세차례 재발하는 특징을 보인다.

아프타성 구내염은 대부분 1㎝ 미만의 작고 둥근모양의 궤양이 2~4개 생겼다가 2주 이내에 저절로 낫는다. 1㎝ 이상 깊은 궤양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가는 경우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은 유전적 요인, 면역이상, 외상, 담배 등을 들 수 있다. 한때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여겼지만 많은 연구결과에서 관련성이 없다고 입증됐다.

단순포진 바이러스도 흔하게 나타나는 구내염 중 하나다. 70세 이상 미국 성인의 65%가 혈청 양성반응을 보일 만큼 널리 퍼져있다. 아프타성 구내염이 입안 부드러운 점막(볼 안쪽 점막이나, 입술 안쪽)에 생기는 궤양인데 비해 단순포진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딱딱한 부위(입천장, 혀의 까끌한 면, 잇몸의 각화치은)에서 1~5㎜의 작은 궤양이 여러 개 생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비물이 눈, 피부, 점막과 접촉해 발병한다. 처음에는 무증상이다가 바이러스가 신경절이나 상피세포에 잠복하다가 외상이나 스트레스, 월경, 자외선 등 유발요인이 생기면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때 아프타성 구내염이라고 생각해서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면 더 번질 수도 있으므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검사법으로는 세포배양법, PCR 등이 있고, 조직검사는 시행하지 않는다.

대상포진이 입안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 수두을 유발하는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하면서 나타난다. 대상포진이 구강 안면영역의 삼차신경에 이환됐을 때 환자는 이마나 눈신경 근처, 안면 중앙부와 윗입술, 입천장, 턱 주변과 아랫입술에 타는 듯한 압통을 느낀다. 특징은 편측으로 궤양 여러 개(1~5㎜)가 띠를 이루며 궤양이 융합돼 군집성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통증 때문에 자칫 치수염으로 잘못 감별 진단하는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진균 감염으로는 캔디다증을 들 수 있다. 정상인의 20~50%에서 정상 구강내 세균총 일부인 캔디다에 의해 야기된다. 구강 내 점막표면에 나타나며, 다양한 형태의 소견을 보인다. 어떤 것은 백색이면서, 문지르면 쉽게 벗겨지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밝은 적색으로 상피 위축으로 염증이 나타난다. 환자는 구강 내 화끈거림, 미각 이상, 떫은맛을 호소한다. 치료를 위해 항진균제를 사용하면서 구강건조증, 구강위생 개선, 금연에 신경 써야 한다.

바이러스성 구내염과 구별해야 하는 구내염으로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이 있다. 영양소가 비효율적으로 흡수되는 영양불량증후군이 구강내에 나타난다.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제대로 치료 받을 수 있다. 베체트병은 궤양이 구강뿐 아니라 생식기, 눈에도 나타날 수 있다. 중증도에 따라 시력에 치명적이거나 혈관염까지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따른다.

이렇게 구내염은 증상이 나타난 기간(급·만성), 과거 병력(원발성, 재발성), 나타나 있는 병소의 개수(단발성, 다발성)에 따라 세분화해 진단해야 한다. 따라서 구내염이 이유 없이 자주 발생한다거나 2주 이상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원인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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