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10.26 18:16

국민 기본권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새 헌법 제정 전망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사진=칠레 국가 도서관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칠레에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절 제정된 40년 묵은 ‘피노체트 헌법’이 국민투표로 폐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개헌 국민투표에서 78%의 찬성률로 새 헌법 제정이 결정됐다. 약 746만명이 투표해 50.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1989년 이후 실시된 자율선거 중 투표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피노체트 헌법’ 폐기가 결정되면서 이날 밤 수도 산티아고 이탈리아 광장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투표 결과로 1980년 제정된 현행 헌법은 폐기되고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어 칠레 사회와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다. 내년 4월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할 시민 대표들이 선거를 통해 뽑히고 2022년 또 한 번의 국민투표가 시행되어 새 헌법 초안을 수용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칠레 산티아고에 걸린 칠레 국기. (사진=픽사베이 갈무리)

새 헌법은 국가가 국민 기본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정될 전망이다. 교육·의료·연금 등은 물론 노동권, 여성 인권, 원주민 권리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NYT는 새  헌법 제정이 약명 높은 군부독재 시대와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 쿠데타를 일으켜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17년간 독재했다. 이 기간 중 3000명 이상이 살해·실종됐고, 수만명이 고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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