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10.26 19:00

"최고 진가는 미래 보는 통찰력과 실천력…삼성 초일류기업으로 만든 원동력"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 (사진=이 회장 페이스북 캡처)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 (사진=이 회장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불세출의 경영자이자 예지자'라고 표현하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이금룡 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11시 45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세출의 경영자로서 또한 예지자로서 과연 대한민국에 이건희 회장과 같은 경영자를 다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분명한 것은 앞으로 이렇게 호기심 많고 깊게 사물을 관찰하고 국가와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20~30년뒤 먹거리를 준비하는 경영자를 만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금룡 회장은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1987년 7월 1일 삼성비서실로 발령이 나서 1992년 2월 삼성물산 북한 중국부장으로 다시 복귀하기까지 4년 6개월동안 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이건희 회장을 보좌했다.

이금룡 회장은 이건희 회장님을 삼성에서 지켜보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1987년 12월 1일 취임하고 제일 먼저 지시한 내용이 각 회사는 '업의 개념을 정립하라'라는 것이었다"라며 "삼성물산을 비롯해 전 계열사가 자신의 회사의 업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검토하는 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양에 의한 실적이 목표인 경영에서 처음으로 회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어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며 "개발 지연의 이유가 구매과정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반도체 강당에 관련 부서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일사천리로 결제했다"고 회상했다.

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1993년 6월 신경영에 관한 것은 너무 많아 언급하기도 어렵다"며 "이 당시 느낀 것은 이건희 회장의 내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어진 원고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고 아무 원고없이 시간과 관계없이 말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세상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호기심으로 관찰하고 있는지 머리가 숙여졌다"며 "기록에 의하면 신경영 당시에 임직원들과 나눈 대회시간은 350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신경영 선언 이후 1995년도 처음으로 CF광고에 나온 카피라이트로 삼성의 1등 경영 시발점이 된 구호"라며 "이때부터 삼성은 모든 경영의 초점을 1등주의로 정조준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시대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한 전략으로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특히 "이건희 회장의 최고의 진가는 미래를 보는 통찰력이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9년 11월 28일 잠실 운동장에서 KT주관으로 애플 아이폰 3G판매가 시작됐다"며 "12월 1일 저녁에 무선사업부 전 임원을 소집해 내린 '6개월 이내에 아이폰을 따라 잡아라'라는 한마디가 삼성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고 회상했다.

이 회장은 "퇴근시간을 12시로 정하고 삼성의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스마트폰 개발에 쏟았다"며 "스피드를 중시하는 이건희 회장의 방침에 따라 2010년 6월에 갤럭시가 탄생하고 그 신화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당시 경쟁사는 6개월 늦게 진입해 아직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회장은 "이제 대한민국을 3만불로 이끈 위대한 경영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삼성에서 일을 배우고 임원으로 지내고 딸 결혼식에 축하 화환도 보내주신 이건희 회장과 한세대를 함께 지낸 시절이 너무 행복한 순간들이었다"며 "부디 천국에서 영면하시어 고이 잠드소서"라고 추모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