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0.28 14:38
손기정 기념관. (사진제공=서울시)
손기정 기념관.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는 공간이지만 그간 근린공원 정도로만 운영됐던 '손기정 체육공원'이 30여년 만에 '러너의 성지'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손기정 체육공원이 2년여의 공사 끝에 28일 재개장했다.

재개장한 손기정 체육공원은 손기정 기념관, 러닝러닝 센터, 다목적운동장, 어린이도서관, 게이트볼장 등으로 구성됐다.

손기정 체육공원 내에 있는 '손기정기념관'은 노후한 시설과 빈약한 전시내용으로 하루 평균 한 자릿수 관람객에 그쳤지만 이번 공사 과정에서 대대적으로 보강됐다. 손기정 선수가 썼던 올림픽 월계관과 마라톤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필리피데스 조각상 실물 등 214점이 상시 전시되며, 러닝트랙이 새롭게 깔려 뛰면서 배우는 러너들을 위한 공간인 '러닝러닝 센터'도 마련됐다.

보강된 손기정 기념관은 손기정 체육공원의 핵심시설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바닥에 표시된 트랙을 따라 첫번째 세계인 손기정, 민족과 함께한 승리의 2개 전시실을 걸으며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수상 시 머리에 썼던 월계관부터 영상 다큐, 손기정 선수와 관련된 각종 기록물 등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올림픽 우승 부상이었지만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베를린 박물관에 50년 넘게 보관됐던 청동 투구를 돌려받기 위해 고인이 썼던 서신,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사용했던 여권 등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다.

10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개관기념 전시도 진행된다. 전시는 영웅의 벽, 헌정의 공간, 최초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 전시, 기억의 공간 등 4개 테마로 구성된다. 손 선수와 함께 출전해 3위를 차지했던 남승룡 선수를 비롯해 1등의 영광 뒤에 가려진 숨은 마라톤 영웅들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오후 12시~3시, 오후 5시~8시 정시와 30분에 도슨트의 안내로 최대 10명이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객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며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역 연결보행로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손기정 체육공원에서 걸어서 3분이면 닿는 서울로7017에는 구 서울역사 공원으로 바로 연결되는 공중보행길이 같은 날 개통됐다. 이 연결로를 통해 서울로에서 구 서울역사 옥상을 지나 서울역 대합실까지 곧장 걸어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공중보행로 바닥에는 열선이 깔려 겨울철 쌓인 눈이나 물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치됐으며, CCTV와 비상벨 등 안전사고 대비책도 설치됐다.

주차장으로 쓰이던 서울역사 옥상은 2300㎡ 규모의 루프탑 정원으로 변신했다. 서울역 일대를 조망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으며, 시는 내년 서울정원박람회 등 행사를 서울역사 옥상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시는 이 두 곳에 대한 개선 작업 모두 '보행'을 키워드로 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손기정 체육공원에서 서울로7017을 거쳐 서울역으로, 더 나아가 남대문시장과 남산공원까지 이어지는 생태·보행 네트워크가 완성됐다"며 "공중보행길과 옥상 등 시설을 국가철도공단, 한화역사㈜와 협력해 유지·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완성된 손기정 체육공원과 서울로7017~구 서울역사 연결보행로, 서울역 공중정원이 서울로7017과 주변지역을 보행으로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손기정 정신이 깃든 이 체육공원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힘과 위로와 활력을 주는 공간이 되고, 침체된 지역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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