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0.28 14:54

문 대통령 시정연설 때 '나라가 왜 이래' 종이 붙여놓고 시위…최형두 "청와대 안하무인에 분노"

28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예산안 관련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여하려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국회 로텐더홀 곳곳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게 나라냐'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28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예산안 관련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여하려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국회 로텐더홀 곳곳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게 나라냐'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했지만, 시작 전부터 '국민의힘'이 신원검색과 관련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본회의장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초 사전환담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환담이 열리는 의장실에 입장하려다 신원검색 문제에 걸리자 유감을 표시하며 다시 본회의장으로 돌아왔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협치하겠다고 오신 분들이 의장실 회동에 원내대표가 들어가는데 경호처 직원이 제재했다. 경호원들이 원내대표의 신원검색을 했다"며 "야당을 대통령의 들러리로 세우는 것도 아니고 강력히 항의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것을 모르는 분 있나"라며 "이 무례를 청와대가 국회에 와서 행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청와대의 공식적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로 입장하는 순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통령 주변 포진한 채 "특검거부 진실은폐 그자가 범인이다.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울러 일부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고 적힌 피켓을 문 대통령쪽을 향해 내밀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본회의 개최 이후에도 소란은 계속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원내대표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청와대 경호팀이 수색을 했다는데 대한 항의"라며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은 계속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각자의 좌석 앞 스크린에 '나라가 왜 이래'라고 적힌 종이를 붙여놓고 무언의 시위를 했다. 10시3분께 문재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해 시정연설을 시작한 후에도 야유는 끊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간 후에도 국민의힘 측의 항의는 이어졌다.

이에 박 의장이 나서서 "지금 야당의 주장에 대해 철저히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조치를 요구하겠다"며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경청해달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순간에도 야당 의원들은 '나라가 왜 이래'라는 피켓을 대통령이 지나가는 방향쪽으로 보이면서 흔들었다. 문 대통령도 의원들과의 별도의 악수 없이 퇴장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 시정연설을 앞두고 청와대 경호팀이 주 원내대표를 강압적으로 신체 수색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대통령에게 10가지 질문 보냈다고 이번에는 야당 원내대표 접근금지냐"고 힐난했다. 

이어 "청와대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도된 검색이고 의도된 도발이냐"며 "국회의사당내에서 야당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고 성토했다.

끝으로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청와대의 안하무인에 분노한다"며 "오늘 청와대의 야당 원내대표 신체 수색은 문재인 정부 시정연설의 위선과 이중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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