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0.29 13:44

조국 "이환우 검사님,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고요"
추미애, 조 전 장관 링크 공유…"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

추미애(오른쪽)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원성훈 기자, 법무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검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저격에 나섰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전·현직 장관이 평검사 한 명을 두고 '좌표'까지 찍어 여론몰이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9일 오전 8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장관을 공개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글과 함께 과거 기사를 공유했다. 

'한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막기 위해 피의자를 구금하고 면회를 막았다'는 내용의 기사다. 

조 전 장관은 이 기사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님 추 장관에 대들기 전에 큰 형님(윤석열 검찰총장) 말씀부터 가슴에 새기세요.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고요'라는 한 페이스북 글도 함께 공유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40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링크를 공유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환우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을 비판했다. 

이 검사는 지난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아니, 깊이 절망하고 있다"면서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또 "그리고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이 검사는 사법연수원 39기로 2010년 임관, 11년째 검찰에 몸담고 있다. 2016년 '국정 농단' 사건 당시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을 수사했다. 이 검사는 지난 1월 재판에서 피해자들의 사연을 얘기하고, 눈시울을 붉히며 고유정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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