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0.30 12:13
미시중력렌즈 방법으로 발견한 나홀로 행성의 상상도 (그림제공=천문연)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우리 은하에서 지구 크기 만한 ‘나홀로 행성’이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과 폴란드 바르샤바대학 므로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나홀로 행성을 발견하고 연구성과를 ‘미국 천체물리학회지 레터’ 10월 29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발견한 나홀로 행성은 지구 질량의 약 0.3배이며 우리은하 원반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견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의 관측 자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정 정의에 따르면 행성은 태양 주위를 돌아야 하고 구형의 모습을 가져야 하며 공전 궤도에 홀로 존재해야 한다. 이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태양계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다.

태양계 너머 우주 공간에 있는 행성을 외계행성이라 부른다.

외계행성은 지구로부터 거리가 멀고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는 어두운 천체이기 때문에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현재까지 발견된 4000여개의 외계행성 대부분은 행성의 중심별을 관측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발견됐다.

행성계 내의 행성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중심별의 중력권 밖로 튕겨나갈 수 있다.

이처럼 중심별의 중력에 속하지 않고 우주 공간을 홀로 떠도는 행성을 ‘나홀로 행성’으로 부른다. 나홀로 행성은 행성계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중심별이 없는 나홀로 행성을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

나홀로 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시중력렌즈 현상은 관측자와 배경별 소스에 또다른 천체(렌즈 역할)가 일직선상에 놓일 때 발생하며 이 때 관측자는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의 중력으로 인해 배경별의 빛이 왜곡돼 증폭되는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배경별의 빛이 증폭되는 양과 지속 시간을 분석해 나홀로 행성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 외계행성 탐색 연구를 위해 동일한 성능을 가진 1.6m 광시야 망원경 KMTNet을 만들어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에 설치해 24시간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한 외계행성 발견은 2004년 처음 성공했고 이 방법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의 총 개수는 최근 100개를 넘었다.

이충욱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 변광천체그룹 책임연구원은 “KMTNet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2015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65개로 이 중 이번 연구를 포함한 총 52개의 외계행성 발견에 KMTNet 관측자료가 활용됐다”며 “이는 KMTNet이 미시중력렌즈 외계행성 분야를 국제적으로 선도하는 관측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사진제공=천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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