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0.31 08:05

바이든,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에서 앞서

지난 9월 29일 열린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발언 중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CNBC TV 유튜브 캡처)
지난 9월 29일 열린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발언 중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CNBC TV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선거인단제와 승자독식제를 채택해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예측도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복잡한 제도를 절묘하게 활용해 지난 2016년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얻어낸 바 있다.

4년 전과 같이 이번에도 미국 내외의 여론조사 기관들과 전문가들은 대부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의 가장 핵심 포인트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의 반전극을 연출해낼 수 있는가 여부다.

◆트럼프, 2016 대선 '대역전'…경합주 싹쓸이, 올해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제45대 대선에서 경합주의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는데 성공, 총 득표수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밀렸음에도 당선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 득표수는 6297만9636표(46.1%)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6584만4610표(48.2%)에 뒤졌으나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하면서 227명을 확보한 클린턴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미국 내 여론기관들은 대선 하루 전까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승리를 90% 이상으로 봤으나 대선 당일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나온 수많은 분석들은 '유세 전략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거대 경합주에서 집중적인 유세를 벌였고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들 주는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하고도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4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적인 전망을 뚫고 대역전극을 이뤄낸 만큼 이번 대선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선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3~26일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전국 지지율 54%로 42%인 트럼프 대통령을 12%p 차이로 따돌렸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변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지난 22일(미국시간) 열린 2차 TV토론에서도 별다른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전 투표에만 8000만명(29일 기준) 이상이 참여하며 과반을 넘었다. 일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은 사전 투표, 공화당 지지층은 당일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경합주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사전 투표 비율이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써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공화당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가 핵심" vs 민주당 "4년 전과는 다를 것"

2016년과 같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믿고 있는 '역전의 키'는 숨어 있는 보수 표인 '샤이 트럼프'(Shy Trump, 숨은 트럼프 지지자)다. 당시 힐러리의 압승을 예상했던 여론 조사와 달리 숨어있던 보수 지지층들이 선거 당일 트럼프에 표를 던졌고, 이것이 결국 트럼프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유사한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다수의 보수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에는 '여론조사를 믿지 마라-트럼프가 승리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해당 기고문의 저자인 크리스토스 마르키디스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와 조너선 야쿠보스키 오하이오주 우드 카운티 공화당 의장은 "현재 여론조사의 질문 내용·표본 설정 등에 문제가 있고 공화당 지지자의 유권자 등록이 늘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공화당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현재 판도는 4년 전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 당일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번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가장 핵심적인 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1명)과 플로리다(27명)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고 있고, 그 외 거대 경합주인 미시간(16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 18명을 가진 오하이오에서만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텍사스(38명)와 조지아(16명)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격차가 더욱 줄어들었다.

미국 CNN이 공개한 30일 기준 주별 지지 현황. 붉은색은 공화당 지지주, 푸른색은 민주당 지지주, 노란색은 경합주이며 색깔이 진할 수록 지지율이 높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 지지주는 물론 경합주들까지 모두 확보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지난 4년 전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선 직전까지 두 후보는 굳히기, 또는 막판 뒤집기를 위해 경합주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거주지를 아예 플로리다로 옮긴 뒤 1년 가까이 플로리다 잡기에 나서고 있고, 지난 26일엔 세 차례 유세를 모두 펜실베이니아에서 진행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펜실베이니아를 가장 많이 방문하며 확실한 승리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 4년 전 전 세계가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 낸 반전을 지켜본 만큼 오는 11월 3일에도 전 세계의 눈이 미국으로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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