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11.01 05:25

SKT, 배민과 배달로봇 실증 돌입…'무인공장' 시대 준비
KT, 'AI 로봇단' 신설…내년 상반기 '반려로봇' 출시 예고
LGU+, 무인지게차·물류로봇 전시…순찰·방역로봇 실증 단계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장면 1. 물류 공장으로 출근한 A씨는 관제센터에서 5G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짐을 나르는 것을 지켜본다. AI를 탑재한 또 다른 로봇은 자율주행으로 공장 내부를 살피며 문제 설비가 없는지 점검한다. 잠시 쉬고 싶어진 A씨. 복도로 나와 마스크를 내린 채 커피를 마시며 동료와 대화한다. 그러자 방역 로봇이 다가와 마스크를 쓰라고 경고한다. A씨가 얼른 마스크를 쓰자 방역로봇은 유유히 다른 곳으로 떠난다. 

#장면 2.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한 B씨. 배달 앱을 켜 치킨을 시킨다. 잠시 후, 배달이 완료됐다는 연락에 나가보니 자율주행 배달로봇이 음식을 남겨두고 돌아서고 있다. 치킨은 여전히 따뜻하다. 문득 부모님이 생각나 전화를 건다. 반갑게 전화를 받는 어머니는 반려로봇과 대화를 나누던 참이었다. B씨도 AI를 탑재한 로봇과 어머니 건강을 두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현재 실증 단계에 있는 이동통신 3사의 5G 통신 기반 AI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머지않아 실현될지도 모르는 미래 모습이다. 

이통사들은 지난해 5G 상용화 이후 5G망을 이용한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꾸준히 눈을 돌려왔다. 그 중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이 로봇 사업이다. 

새로운 시대의 로봇들은 자율주행 기능과 인공지능(AI)을 탑재하게 된다. 이 로봇들이 순간순간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빠른 정보 전달, 관제 센터와 막힘없는 연결이 필요하다. 5G를 이용한 초저지연 통신환경은 로봇이 다양한 장애물과 돌발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관제센터와 원활히 통신을 주고받도록 도와줄 수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가 더 강조되자 이통사들은 로봇 사업 상용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실증 단계를 거쳐 빠르게 상용화에 돌입해 5G 기반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잡겠다는 셈법이다.

◆SKT "배달로봇·무인공장 주력"

SK텔레콤은 우아한형제들, 로보티즈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 로봇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T는 지난 8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및 스마트 로봇 기반 사업 협력을 맺었다. 두 회사는 우아한형제들의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에 5G MEC 기술을 넣어 서비스 안정성과 정밀도를 높여나가는 중이다. 6월부터는 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테스트도 진행했다. SKT 측은 "5G MEC 환경에서 실증 작업을 통해 딜리드라이브의 자율주행 안정성과 원격 관제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언택트 상황에서 고객이 안심하고 물품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배달 로봇을 진화시켜나갈 예정이다. 로봇은 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나 배달원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임무를 수행한다.

SKT 5G MEC 기술을 탑재한 배달의민족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가 실외에서 자율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T는 로봇 전문 기업 로보티즈와 손잡고 5G MEC 기반 자율주행 로봇사업에도 뛰어든다. 

두 회사는 로보티즈의 로봇 관제 시스템을 SKT 5G MEC에 탑재하는 시도에 나선다. 기술이 개발되면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부품을 가볍게 할 수 있어 로봇의 값과 소비전력이 줄어든다. 운영하는 로봇들이 크게 늘어날 때 인프라 비용에 쓸 돈도 줄어들어 안정적인 자율주행 로봇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어 양사는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장 상주 인력을 줄이기 위한 제품적재, 원격정비, 순찰, 방역 등 로봇 기반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다양한 전문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 로봇으로 무인공장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다. 

최판철 SKT 기업사업본부장은 "자율주행 로봇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5G MEC와 로봇, AI 등 신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꾸준히 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KT "스마트팩토리·반려로봇 중점"

KT는 현대로보티즈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내놓는 한편 내년 초 '반려로봇' 출시를 예고했다.

KT는 지난 10월 6일 현대로보틱스와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선보였다. KT의 기업전용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과 연동한 서비스형 상품이다.

공장의 로봇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대용량 생산 데이터를 관제하도록 돕는 초고속, 초저지연 5G 네트워크로 KT 기업전용 5G를 활용하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하는 산업용 로봇과 함께 KT ICT 기술에 기반한 로봇 설비 관리, 생산현황 관리, 로봇을 통한 생산관리, 로봇 상태·생산 분석 및 리포트 기능을 제공한다.

KT는 앞서 6월 현대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사업협력 계약과 동시에 5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이번 상품 출시는 그 성과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KT 반려로봇. 레오 구오(오른쪽 화면 속) 누와 로보틱스 대표와 관계자가 AI 반려로봇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KT)

내년 상반기에는 AI 반려로봇도 나온다.

KT는 지난 9월 17일 스테이지파이브, 누와 로보틱스, 아쇼카 한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AI 반려로봇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 로봇은 팔 관절 움직임과 머리 끄덕임, 기가지니 AI 기반 콘텐츠로 어린이와 노인에게 맞춘 서비스를 선보인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AI 로봇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활용해 신체 활동량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노인들을 위해서는 치매 케어, 말벗, 복약 지도 같은 맞춤 콘텐츠가 들어간다.

아울러 KT는 지난해 12월 기가지니 호텔로봇, 올 4월 2세대 호텔로봇, 9월 서빙로봇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AI 서빙로봇 상용화를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화디펜스와는 국방로봇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KT는 전홍범 AI/DX융합사업부문장을 필두로 사내 'AI 로봇단'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을 더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무인지게차·물류로봇 강조"

LG유플러스는 산업 현장에서 쓸 5G 무인지게차, 물류로봇에 힘을 실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지게차 제조 기업 클라크머터리얼 헨들링 아시아, AI 기반 물류 솔루션 업체 무샤이니, 실내 측위 솔루션 업체 케이엔과 5G 무인지게차 개발에 도전 중이다. 5G 무인지게차는 제조공장, 물류센터, 항만 등 산업 업종 전반에 쓰이는 지게차를 원격에서 무인으로 운영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이 무인지게차는 10mm 단위의 정밀한 위치 측위가 가능하다. 한 명의 작업자가 최대 50대까지 동시 제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5G 무인지게차가 들어서면 단순 비용절감 측면뿐 아니라 물류 운반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LG유플러스와 만도의 자율주행 순찰 로봇이 배곧생명공원에서 자율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협력사들은 지난 10월 28일부터 열린 '2020 로보월드'에서 5G 무인지게차와 물류 로봇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전시를 위해 행사가 열리는 일산 킨텍스 전시장 내에 5G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성과를 자랑했다. LG유플러스의 부스는 전시회 최대인 165㎡ 규모로 꾸며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에는 만도와 실외 자율주행 순찰 로봇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퓨처로봇, 넷온과는 5G 기반 AI 방역로봇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력사들의 로봇 기술에 5G 기술을 제공해 '로봇 시대'를 앞당길 작정이다. 현재 이 로봇들은 실증 단계에 있다. 

조원석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은 "5G 통신과 MEC 기술로 로봇의 활용 범위와 사업 기회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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