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의 아픔·눈물 그리고 상처’…남양주시, 조안면 주민 대화합의 장 열어
‘조안의 아픔·눈물 그리고 상처’…남양주시, 조안면 주민 대화합의 장 열어
  • 오영세 기자
  • 승인 2020.10.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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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상수원 규제로 폐업한 음식점서 상처 보듬고 미래희망‧화합 다져
조안면 주민 “자식 먹여살리기 위해, 부모 봉양하기 위해 전과자 돼…사람답게 살고 싶어”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지난 30일 조안면 한 음식점에서 조안면 주민들과 가진 대화합의 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남양주시)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지난 30일 조안면 한 음식점에서 조안면 주민들과 가진 대화합의 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남양주시)

[뉴스웍스=오영세 기자] 남양주시 최고의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북한강을 껴안고 사는 조안면 주민들이 1975년 지정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를 비롯한 이중, 삼중의 제재로 지난 45년동안 경제적 삶의 평등권을 침해당하며 살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30일 조안면의 폐허가 된 운길산장어 음식점에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오랜 시간 고통을 겪고 있는 조안면 주민들의 상처와 아픔을 알리고 화해와 용서를 구하기 위한 대화합의 장 ‘조안의 아픔·눈물 그리고 상처’ 행사를 가졌다.

행사가 열린 음식점은 지난 2016년 상수원보호구역 일대를 대상으로 실시된 검찰의 대대적인 단속에 결국 문을 닫아야 했던 조안면 소재 84개소의 음식점 중 한 곳으로 원주민들의 아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다.

당시 조안면 북한강로를 따라 곳곳에 자리 잡은 추억의 음식점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검찰의 단속으로 870명의 주민이 전과자로 전락했다. 단속과 벌금을 견디지 못한 26살의 청년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조광한 남양주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공무원들과 조안면 주민 20여명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조안의 아픔·눈물 그리고 상처’를 주제로 규제의 역사와 조안면 주민들의 아픔을 짚어보고 향후 시와 주민들이 함께 협력해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김기준 조안면통합협의회장은 “부모세대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과자가 되고 자식들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전과자가 돼야만 했던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이제라도 조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관심을 가져줘 감사드린다. 이번 헌법소원을 시작으로 남양주시와 주민이 서로 협력해서 사람답게 먹고 살 수 있게 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주민들이 상처받은 과거에 대한 용서와 포용, 치유와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란 손수건을 시 공직자들에게 달아주며 함께 희망을 찾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안면 주민대표가 조광한 시장에게 용서와 포용, 치유와 사랑의 의미를 담은 노란 손수건을 달아주고, 조 시장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남양주시)
조안면 주민대표가 조광한 시장에게 용서와 포용, 치유와 사랑의 의미를 담은 노란 손수건을 달아주고, 조 시장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남양주시)

이에 조 시장과 공직자들도 “각종 규제로 오랜 기간 힘겨웠던 주민들의 아픔과 눈물을 잊지 않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화답했다.

조 시장은 “마이크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에 와서 4000여명의 조안면 주민들의 가혹한 희생을 전제로 2500백만 수도권 주민들이 안전한 물을 공급받고 있는 것이 과연 정의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들과 뜻을 함께했다.

그러면서 “팔당상수원의 수질개선은 한계에 이르렀고 물 안보 관점에서도 단일 상수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적 차원에서 수도권 상수원을 남한강, 북한강 유역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조 시장은 “45년 전의 하수처리 기술 수준으로 현재까지 규제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변화된 수처리 기술 등에 맞춰 물에 대한 규제도 반드시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똑같은 북한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수리에서는 가능한 것이 조안면에서는 안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말이 안된다”며 “그간 열심히 준비해 헌법소원까지 이르게 됀 주민들의 아픔과 눈물이 가감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민들에게 씌워진 멍에를 벗겨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와 조안면 주민들은 40여년 간 지속된 아픔과 눈물이 계속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자손들에게 웃을 수 있는 땅과 행복한 추억을 물려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지난 27일 조안면 주민들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이들은 ‘수도권 먹는 물은 조안면의 피눈물’, ‘사람답게 살고 싶다! 조안면의 기본권을 보장하라’며, 소수의 희생을 통해 반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온 불합리한 제도가 이번 기회를 통해 합리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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