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0.31 10:25
터키 이즈미르의 한 건물이 붕괴돼 주민들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터키와 그리스를 규모 7.0의 지진이 강타했다.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최소한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백 명이 아직 건물 더미에 묻혀 있어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BBC·AFP 통신·워싱턴포스트(WP)를 포함한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지진은 규모 7.0으로 터키 서부 해안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그리스 사모스섬의 넹노 카를로바시온에서 14㎞ 정도 떨어진 해역이라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여진도 196차례 발생했으며, 이 중에 23건은 진도 4.0을 넘었다.

진앙이 그리스보다는 터키 본토와 더욱 가까워 피해도 터키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터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이즈미르의 피해가 컸다. 인구 450만명으로 고층 아파트 건물이 많은 곳이어서 일부 도심 지역은 폐허로 변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한 피해 주민은 지진 이후 쓰나미로 인해 허리 높이까지 바닷물이 들어왔고, 이에 따라 피해가 더욱 컸다고 전했다. 이즈미르의 병원에서는 여진 가능성에 대비해 환자를 건물 밖 거리로 옮겨 놓기도 했다. 종교계에서는 모스크를 열어 지진으로 발생한 이재민을 수용하도록 했다.

툰스 소예어 이즈미르 시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20개 빌딩이 무너졌고, 이 가운데 17개 건물에서 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 재난 당국의 집계로는 터키에서만 20명이 사망했고, 8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에서는 10대 두 명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붕괴한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사모스섬 주민들에게는 48시간 대피령을 내렸다.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깔리면서 구조대는 굴삭기를 동원해 생존자 구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구조대는 지역 주민과 탐지견의 도움을 받아 전기톱을 사용해 잔해를 걷어내며 매몰된 시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터키·그리스, 협력 약속하며 '지진 외교'한편 최근까지 지중해 자원 탐사 문제로 대립한 양국은 복구작업을 위해 공조키로 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건네고 지원을 약속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트위터에 "양국의 차이는 뒤로 하고, 지금은 함께 이겨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트위터에 "터키와 그리스는 이웃으로서 어려울 때 서로 공고하게 협력했다"고 화답했다.

터키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아라비아판 사이에 낀 지진 빈발 지역이다.

지진대 중에서도 활동이 왕성한 '아나톨리안 단층대' 위에 있다. 이 단층대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매년 약 2.5㎝씩 움직이면서 다른 단층대와 충돌해 지진이 발생한다고 WP가 설명했다.

진앙이 대개 지표 40마일(약 64㎞) 이내여서 피해가 크다. 이번에도 진앙 깊이가 16.5㎞였다고 터키 재난 당국이 전했다.

지난 1월에도 터키 중부 지진으로 41명이 사망했다.

지난 1999년에는 터키 북서부에 진도 7.4 지진으로 1만7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2011년에는 터키 동부에 진도 7.1 지진이 발생해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