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1.03 11:39
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진단검사용 자동 분석 기기를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제공=ETRI)
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진단검사용 자동 분석 기기를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제공=ETRI)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심혈관 질환을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자동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마커 자동 분석 기술은 심혈관 질환 시 해당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마커 5종을 측정하는 기술로 신호 증폭 기술,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 

ETRI가 개발한 자동 분석 기기는 가정용 전자레인지 크기로 기존 상용화된 시스템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해결했다.

바이오마커란 체내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로 DNA, 단백질 등 지표를 말한다. 혈전이 있는 경우 혈액 내에서 D-다이머 마커가 발견되는데 혈액 검사 시 해당 농도가 높게 나온다면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다.

분석기술의 핵심인 신호 증폭 기술은 바이오마커의 검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항체가 항원에 반응하면 광신호를 내는데 더 관찰하기 쉽게 신호를 키워주는 기술이다.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은 쉽게 관찰하지 못하는 낮은 농도의 단백질 검출도 가능케 해준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시스템 내 혈액 검사 전처리를 위한 원심분리 기능도 함께 구성했다. 

연구진의 모듈을 활용하면 3분 이내에 1㎖의 혈액 전처리를 완료해 쉽고 빠르게 바이오마커 측정이 가능하다.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시료 및 여러 모듈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해 측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통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편차 및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동일 샘플 연속 측정 시 측정값의 편차를 뜻하는 재현성(CV)은 3.4%로 측정되었으며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결과이다.

허철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장은“의료현장에서 다양한 검사체를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적정기술이다"라며 "국내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 질병 조기 예측과 상시 모니터링으로 국민 보건 증진과 스마트 헬스 케어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진규 충남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장 교수는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간편하게 심혈관 질환자를 선별하고 예비 심혈관 질환자까지 예측할 수 있어 심혈관 질환 관리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진단, 비만관리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TRI는 본 기술과 관련, 1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 완료하였으며, SPIE 포토닉스 웨스트등 다수의 학회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술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센서, 의료진단기기 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며 상용화는 과제 종료 후 3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혈관 질환을 위한 인공지능 주치의 기술 개발’과제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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