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1.04 15:31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으로 물의 빚은 22사단 지역

(사진=Pixabay캡처)
(사진=Pixabay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4일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철책을 넘어 월남을 시도한 북한 남성이 하루 만에 붙잡혔지만, 우리 군의 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이날 동부지역 전방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인원을 포착해 수색작전을 진행했고 이 지역 일대에는 대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둘'이 발령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동부지역 전방에서 감시장비에 포착된 미상 인원 1명을 추적해 4일 오전 9시50분께 안전하게 신병을 확보했다"며 "남하 과정 및 귀순 여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관계기관 공조 하에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국적의 이 남성은 앞서 전날 오후 7시 26분께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감시장비에 처음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남성이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철조망 일부가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처음 신원미상자를 포착했을 때부터 북한 남성으로 확인하기까지 약 14시간이 소요됐다는 점이다. 군 당국의 원인 파악과 대응이 너무 지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부대는 육군 22사단이다. 이곳은 앞서 지난 2012년에도 일명 '노크 귀순'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지역이다.  

'노크 귀순'은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우리 측 일반전방초소(GOP)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사건으로, 우리 군의 대표적인 경계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번 사건은 현재로선 단순 귀순으로 보인다는 관측이지만, 철책이 뚫렸음에도 수시간 뒤에야 신병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경계작전 실패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우리 군은 올해 들어서만도 태안 중국인 밀입국과 강화도 수영 월북 등의 사건을 통해 '경계실패'라는 질책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에 따른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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