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11.07 07:45

증권가 "바이든 시대 현실화되면 ‘한국-중국-미국’ 교역 가치사슬·세계 교역량 회복 기대"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근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에 제시한 –1.3%보다 높게 잡을지 주목된다.

한은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 영향으로 10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경상수지가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8년 9월 이후 꼬박 2년 만이다. 수출 회복에 힘입어 우리 경제도 반등하고 있다. 10월 전체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3.6% 줄었으나 일평균으로는 9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해 회복세를 이어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수출물량이 플러스 전환한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주력 수출시장의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국내 수출 증가율의 우상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완연한 V자 반등이라고 볼 수는 없고 주요국 코로나 재확산 변수와 미 대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으나 일단 상반기와 같은 경제지표의 급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의 재봉쇄 조치가 지난 상반기와 같이 모든 시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는 이전보다는 완화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최근 미국의 더딘 생산활동 회복으로 소비 수요에 대한 대응이 수입 수요 증가로 나타났던 점 등을 감안하면 주요 선진국의 재봉쇄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보다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시대가 현실화되면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수 있어 우리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세계 교역량에 탄력적”이라며 “바이든 시대에 세계 교역량이 회복되면 한국 수출은 지난 2년간의 역성장에서 탈피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루 웨이브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세계경제 불안요인이 완화됨에 따라 미 달러지수 하락 및 이머징 경제로의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장기적으로 미 달러지수의 하락과 원달러환율의 1100원선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경제 흐름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국제 투자은행(IB)에서도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펴낸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일시적 경제활동 억제가 내수를 압박했지만 3분기 GDP 성장률은 수출 회복을 바탕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며 “내년 1분기 한국의 GDP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9월말 –1.9%에서 10월말 –1.2%로 대폭 상향했다. 바클레이즈는 –1.5%에서 –0.9%로, JP모건은 –1.2%에서 –1.0%로 각각 조정했다. 올해 경제가 역성장은 불가피하나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내년 성장률은 3%대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3.0%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연은 지난 1일 ‘2021년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수 소비와 투자, 대외 교역의 전반적인 개선 흐름이 예상된다”며 “3% 성장률로의 회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도 코로나 재확산 여부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며 “경제주체들의 적응력이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코로나 발생 초기와 같은 경제 활동의 급격한 위축이 낮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처럼 국내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한은이 기존 전망치를 수정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GDP 브리핑 자리에서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 연간성장률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유럽, 미국의 코로나 재확산은 리스크 요인”이라며 “보수적으로 보면 연간 성장률 전망치 범위 안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성장률이 0.1%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한은이 예상한 –1.3% 달성이 가능하다”며 “0.6% 이상 성장하면 한은의 전망을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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