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1.11 15:49

野 "특활비 검증에 운영경비 내역 제공...부실검증 넘어 검증방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SBS뉴스 캡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SBS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올해 설날 '서울소년원 방문 행사' 당시 291만 9000원의 법무부 특활비를 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추 장관은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적지 않은 돈이 들었을텐데 업무추진비로 썼나'라고 의혹을 제기하자 "특수활동비도, 업무추진비도 아니다"라며 "기관 운영 경비와 직원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모은 돈을 취지에 맞게 사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당시 서울소년원을 방문해 소년원생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햄버거 등을 대접한 바 있다. 

계속해서 배 의원이 "지난 1월 25일 서울소년원 방문해서 절도 받고 햄버거도 주면서 291만원을 지출했다"고 하자, 추 장관은 "말해야 하나? 어처구니가 없다"며 "질문의 근거가 언론보도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도 하도 어이가 없어서 확인해보라 했더니 (확인 결과) 기관 경조사나 격려할 수 있는 운영 경비가 있다"며 "그 돈과 직원들이 성금 모금해둔 것을 썼다"고 해명했다.

특히 "조수진 의원이 무조건 의혹 제기를 하니 무분별한 제목을 뽑아서 가짜뉴스를 보도하고 팩트체크도 안 한다"며 "한 번만 확인했더라면 이런 보도가 나갈 수 없는데, 요즘은 신문과 찌라시가 구분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이 재차 질문하자 추 장관은 "찌라시를 믿는거냐"고 따져물었다. 급기야 민주당 소속의 정성호 예결위원장이 나서서 추 장관에게 "자중하시고, 질문에 답만 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이에 지지않고 "품격있는 질의를 부탁한다"고 응수했다.

'소년원 햄버거 특활비' 논란의 발단은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대검찰청과 법무부 특활비 현장 검증을 간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무부는 국회 법사위원들의 현장검증 직후 출입기자들에게 "추 장관은 검찰 특활비를 배정받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측에선 추 장관이 올해 1월 25일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과 함께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을 방문해 건넨 격려비의 출처를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보도를 통해 "2020년도 지출 검증 과정에서 '1월 15일 서울소년원 특활비 291만9000원'이라고 적혀 있음을 확인했다"며 "열흘 뒤인 설날에 이 돈으로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특활비 현장검증에서 '1월 15일 소년원 291만9000원'라는 내역을 봤고, 이것이 추 장관 방문 행사 때 쓰인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추 장관은 소년원생 전원에게 햄버거를 선물하고 재소자 4명에게 세배를 받으며 문화상품권이 든 봉투를 건넸다. 서울소년원 수용인원 172명에게 문화상품권 1만원 햄버거 등을 지급했으니 200만원 이상 들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의혹제기에 법무부는 곧바로 출입기자들에게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291만 9000원은 서울소년원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도 이날 예결위에서 "291만 9000원은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로 배정된 금액으로 햄버거와 무관한 돈"이라며 "기관 운영경비 등은 회계 감독을 받고 정확한 집행을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마디로 '서울소년원 291만9000원'은 특활비가 아닌 기관 운영경비 내역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날은 국회 법사위의 특활비 현장 검증 자리였던 만큼 법무부가 특활비 내역이 아닌 기관 운영 경비 내역 자료를 제공했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 또 다시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무부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날 특활비가 아닌 일반예산 내역을 현장검증을 온 법사위원들에게 제공한 것"이라며 "부실 검증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검증 방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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