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1.12 12:03

주호영 "정치 않겠다는 윤석열을 추미애가 정치로 밀어넣어...건드리지 않고 한 달만 둬라"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국민의힘 비대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야당 후보를 압도했다는 것은 의미 없다"며 "검찰총장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정부여당의 사람 아니냐, 정부여당 사람으로서 지지도가 제일 높다는 것은 정부 여당에서 그 사람이 제일이라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나는 그게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도와 정부여당 내에서 윤 총장 정도로 확실하게 자기 소신 갖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소위 일반국민의 지지도가 높았다고 생각하지, 반드시 대통령 후보로서의 지지도가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피력했다.

앞서 국민의힘 비대위원회의에서 김 비대위원장은 "어제 한길 여론조사 결과, 현 검찰총장인 윤석열 총장이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나타냈다"며 "윤 총장이 이 정부에 소속된 검찰총장인데 어떻게 그러한 현상이 될 수 있겠냐 나름대로 생각해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윤 총장 스스로가 강조했듯이 자기는 법에 따라 총장의 임무를 가장 공정하게 수행하겠다 늘 얘기하고 거기에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지금까지 밝혀온 사람인데 그 총장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권과 법무부 장관이 얘기를 하니까 결국 일반 국민들이 심판을 한 것이 한길 여론조사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공정을 외치고 소위 정의를 꼭 지켜야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결국 윤 총장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돋보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 정부 소속 검찰총장이 여론지지도가 높은 것은 정부 내에서 누구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느냐 하는 것을 뜻한다. 윤 총장이 지지도 높다고 해서 야당 정치인이라 볼 수는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각자 직분에 맞게 충실히 하면 거기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야지, 거기를 일부러 사적·정치적 감정을 갖고 자꾸 몰아붙이면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고 잘라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윤 총장을 정부 내의 사람으로 한정시키면서 정부 내에서 공정하게 자신의 소신대로 직분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은 것이라고 분석한 셈이다. 아울러 그는 일각에서 윤 총장을 '야권 인사'로 분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분리의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김 비대위원장의 견해에 대해 힘을 보탰다. 그는 "민주당이 극찬했던 공직자 두 사람이 대한민국을 어렵게 지탱한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이다"라며 "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이 침이 마르도록 극찬했는데 그 칭찬이 옳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분들이 아니면 대한민국의 공직 사회, 법 질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릴텐데 두 분의 분투로 그나마 지켜줬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 총장의 관계가 애매하다. 적인지 동지인지 구별이 잘 안 된다"며 "검찰의 직무 열중하는 윤 총장을 추미애 법무장관이 정치로 끌어낸다. 정치 않겠다고, 검찰 임무만 하겠다는 사람을 정치로 밀어넣는다. 건드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 달만 기다려줘 봐라"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 역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현 정부의 각료일뿐이라고 규정하면서 각료로서 소신있게 일처리를 해온 것 뿐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읽혀진다. 또한, 윤 총장의 정계진출에 대해서도 정계진출 의지가 없는 사람을 추미애 장관이 오히려 자꾸 자극하는 격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처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향후 윤 총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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