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1.12 15:28

박남춘 시장 "먼지조차 안 날리는 친환경 시설" vs 영흥주민 "혐오시설 반대"

인천에코랜드.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에코랜드 조감도. (사진제공=인천시)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인천광역시가 '쓰레기 자립'을 선언하며 인천만의 독자적인 자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2일 인천시청에서 '친환경 에코랜드(가칭) 및 자원순환센터(가칭) 기본 추진 구상'을 발표하며 이른바 '쓰레기 자립'을 선언했다.

인천 친환경 가원순환시설을 기반으로 지역 쓰레기를 자체 처리해 수도권 매립지의 2025년 종료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지난 1992년 개장돼 약 30여년간 서울·경기 등 수도권 쓰레기까지 함께 처리해왔다. 그 결과 인천 내 환경 문제가 악화되고 지역 개발사업에도 지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어 왔다.

박 시장은 '친환경 자원환경시설 건립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쓰레기 발생량 감축과 매립쓰레기를 줄이는 친환경 소각시설 설치, 최소한의 소각재를 매립하는 친환경 자체매립 시설 계획의 구체적 방안이 담겼다.

자원순환센터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광역 소각시설인 송도·청라의 승인 규모를 축소하는 현대화 사업이 추진되며, 신규시설로 중구와 남동구, 부평·계양구에 각각 250~350톤의 처리용량을 갖춘 자원순환 센터와 강화에 45톤 규모의 자원순환센터 예비후보지를 선정한 상태다.

인천의 독자적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가칭)도 약 14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옹진군 영흥면을 예비후보지로 선정해 총 89만4925㎡(27만1189평)의 부지에 14만8500㎡(4만5000평) 규모의 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부지는 추후 별도 사용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천에코랜드가 조성될 옹진군 영흥면. (사진제공=인천시)

박 시장은 자체매립지와 관련해 "기존 매립시설과는 달리 지하 30~40m 깊이에 소각재를 매립하고, 상부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먼지조차 날리지 않도록 건립된다"고 강조했다.

자체매립지가 들어서는 영흥면을 비롯해 자원순환시설이 설치되는 지역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편익시설 등 인센티브를 지원할 방침이다.

영흥지역 발전기금으로 매년 약 58억원 상당을 지원하고, 100억원 상당의 주민편익시설과 근린공원 및 체육시설 등도 설치된다. 또 매립시설 운영 시에는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하는 혜택도 주어진다.

자원순환센터가 설치되는 지역에도 618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 설치 지원, 주민숙원사업비 521억원 지원, 지역발전기금 연간 44억원 지원, 특별조정교부금 240억원 지원 등 혜택이 부여된다.

박 시장은 자체매립지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인천에코랜드는 소각과 재활용을 거치고 남은 최종·최후의 소량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매립하는 그야말로 '친환경' 시설"이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쓰레기 매립지나 소각시설은 여전히 '혐오시설'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해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영흥면 주민 200여명은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매립지 조성 반대 집회를 열고 격렬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화력발전소로도 고통을 받고 있는데 매립지까지 추가로 들어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시 측은 매립지 조성을 강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대체매립지 공모에 참여하라는 서울시 등의 압박도 여전했고 우리의 계획은 헛된 시도이자 몽니일 뿐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면서 "(인천시는) 5년을 허송세월로 낭비하고 이제야 허울뿐인 대체 매립지 공모를 추진하는 그들과는 다르다. 대체매립지 공모가 하지 못한 일들을 차분히 실천으로 옮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