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1.14 22:35

그남자 그여자의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사용기
애플 펜슬, 똥손에게 '과소비' 금손에겐 '필수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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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빛하늘 기자의 아이패드 에어4 스페이스 그레이(왼쪽)와 허운연 기자의 에어4 그린이다. 오른쪽 하단의 워터마크는 애플펜슬로 직접 그렸다. (사진=남빛하늘 기자·일러스트=허운연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허운연 기자] 지난 10월 29일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 4세대(이하 에어4)'를 국내에 정식으로 내놓았다. 에어4는 3세대에서 사용하던 홈 버튼을 없애고 위쪽 버튼을 통한 터치ID(지문방식) 방식으로 변경했다. 화면은 10.5인치에서 10.9인치로 커졌고, 무게는 458g이다.

에어4의 색상은 기존 스페이스 그레이와 실버, 로즈골드 외에 그린, 스카이 블루 등이 추가됐다.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 기준 64GB 제품이 77만9000원, 256GB 제품이 97만9000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올랐지만 수시로 품절되면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우리도 에어4를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의 줄임말)' 해봤다.

◆갤럭시 유저지만 태블릿 선택은 애플

나(허운연 기자)는 2010년 아이팟터치를 통해 애플 기기를 처음 만졌다. 와이파이가 켜진 곳에서 카카오톡 등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한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12년 맥북에어를 4년 정도 사용하기도 했으나 스마트폰은 언제나 안드로이드 계열이었다. 지금도 갤럭시노트10+를 사용하고 있다. 내게 남은 애플 기기는 없다.

계속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외출을 꺼리면서 새로운 영상 기기에 대한 구매욕구가 차올랐다. 갤럭시탭S7 등과 고민했으나 일단 맥북에어를 처음 구매했을 때처럼 양쪽 생태계를 다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이패드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에어4는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 10월 21일 구매에 성공해 30일 배송을 받았다. 에어만의 색상인 스카이블루와 그린 중에 그린을 선택했다. 애플펜슬 2세대도 같은 날 샀다. 에어4는 프로모델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펜슬 2세대가 지원된다. 각인을 위해 공식홈페이지에서 결제를 진행했고 아이패드보다 빠른 28일 내 손에 도착했다. 참고로 각인을 하게 되면 중국에서 배송이 온다.  

아이패드를 만난 첫 느낌은 생각보다 '작다'였다. 물론 작은 만큼 당연히 가벼웠다. 일단 그렇게 태블릿 유저가 됐다. 결제할 것이 수두룩하게 남았지만 일단은 써보자.

◆'앱등이' 그여자의 첫 애플 태플릿PC

나(남빛하늘 기자)의 첫 스마트폰은 '아이폰4'였다. 이후 핸드폰 약정 기간(2년)에 따라 '아이폰5', '아이폰6', '아이폰8'을 순서대로 사용했고 현재 '아이폰11프로' 유저다. 작년 1월에는 '에어팟 1세대'를, 올해 5월에는 '애플워치 3세대'를, 지난달에는 가장 갈망하던 '맥북에어 2020'을 샀다. 직장인이 된 나에겐 든든한 신용카드 할부가 있다. 나는 그렇게 '앱등이(애플과 곱등이의 합성어)'가 됐다.

지난주 화요일(3일) 오랜만에 만난 동료(허운연 기자)가 에어4를 샀다며 자랑했다. 허 기자가 애플 기기라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꼬박 고민했고, 이튿날인 목요일 결국 에어4와 애플펜슬 2세대를 주문했다.

색상은 애플 감성 '끝판왕'인 스페이스 그레이를 선택했다. 지금 갖고 있는 모든 애플 기기들도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이다. 애플펜슬까지 살 필요는 없었지만 애플펜슬로 그림 그리던 감촉을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만난 에어4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가볍다'였다. 10.9인치에 비교적 큰 화면치고는 날렵했고, 한 손으로 들기에도 딱 적당한 무게였다. 이렇게 애플의 태블릿PC까지 내 손에 넣었다.

에어4에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허운연 기자)
에어4에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허운연 기자)

◆노트북 대용은 글쎄…펜슬 구입은 고민했어야

나(허운연 기자)는 에어4를 본격적으로 사용한지 이제 보름이 됐다. 실제 사용한 느낌은 막연하긴 하지만 그저 좋다. TV도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이 있듯이 스마트폰의 화면 한계를 넘는다는 것만으로도 태블릿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현재는 종이질감보호필름을 붙여서 사용 중이다. 지문방지 필름과 비슷하다보니 아무래도 화질 저하가 있다. 다만 화질 저하를 감수한 것은 애플펜슬 때문이다. 첫 태블릿인 만큼 사각사각 소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노트 앱인 '굿노트'와 그림 앱 '프로크리에이트'를 앱스토어에서 구매했다. 굿노트를 켜고 글씨를 써본 뒤 갤럭시노트를 쓰면서 굳이 S펜을 안 꺼내는 이유를 알았다. 나는 악필이다.

초등학생 시절 미술 학원을 잠깐 다닌 적 있으나 크게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유튜브에 무수히 많은 프로크리에이트 강좌를 '정주행'했지만 없던 재능이 생기지 않았다. 헛돈 쓴 것 같지만 그래도 간간히 낙서를 하는 것만으로도 필수 구매앱인 것은 틀림없다. 

패드를 구매할 때 가장 궁금한 것은 노트북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였다. 에어4는 매직키보드와 호환이 된다. 매직패드까지 사용할 수 있다지만 가격이 38만9000원이다. 에어4와 매직키보드를 붙이면 무게가 1㎏를 상회한다. 가격도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냥 맥북에어를 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그래서 부담이 크게 없는 선에서 로지텍의 K380 블루투스 키보드와 페블 마우스를 준비했다. 연결해서 사용까지는 쉬웠으나 노트북의 생산성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현재 이 기사도 패드로 작성 중이지만 급한 일이 아니라면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지 굳이 에어4를 이용할 거 같지는 않다. 같은 듯 다른 점이 명확하다. 다만 애플 생태계에서 벗어난 기간이 길었던 만큼 내가 적응이 덜 된 탓도 있다. 

개인적으로 에어4는 아주 만족한다. 그러나 16만5000원을 주고 산 애플펜슬2는 감히 함부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구매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사용해보고 사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무수한 유튜버들이 경고했다. 굳이 먼저 사지 말라고. 듣지 않았을 뿐이다. 샀으니 어떻게든 활용해 보겠다. 각인까지 해서 당근마켓에 내놓지도 못 한다.

남빛하늘 기자가 프로크리에이트 앱에서 카카오 대표 개릭터인 '라이언'을 그리고 있다. (사진=허운연 기자)
남빛하늘 기자가 프로크리에이트 앱에서 카카오 대표 개릭터인 '라이언'을 그리고 있다. (사진=허운연 기자)

◆아이폰·맥북 유저라면 '제격'

나(남빛하늘 기자)의 에어4 구매 목적은 두 가지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을 그리는 것과 넷플릭스·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이다. 일단 그림을 그리기 위해 프로크리에이트 앱과 종이질감필름, 펜슬 펜촉 보호개를 구입했다. 많이들 구매한다는 다이어리 앱은 사지 않았다. 실물 다이어리도 방구석에 쳐박혀 있는 걸 보면서 굳이 구매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켜고 애플펜슬을 손에 쥐니 손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어렵게 선을 하나 긋자 바로 느낌이 왔다. '아, 나는 손재주가 없구나'. 돈 쓴 게 얼만데 본전은 뽑아야겠다는 마음에 유튜브에 '아이패드 에어 그림 그리기'를 검색해 수많은 강의를 본 결과 유튜버들이 알려주는 방법대로 따라 그리는 건 이제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됐다.

에어4로 영상을 시청할 때 지금은 종이질감필름을 부착해 놓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쨍'한 느낌은 없다. 다만 큰 화면에 빵빵한 음량이 더해져 핸드폰으로 볼 때와는 분명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또 1회 충전을 통해 최대 10시간 동작하기 때문에 충전선을 연결해 놓지 않고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태블릿PC에 무선 마우스, 키보드를 연결해 노트북 대신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만약 맥북과 아이폰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면 굳이 에어4를 노트북 대용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에어4에 무선 마우스, 키보드를 사는 값이나 맥북에어를 사는 값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에어4는 생각보다 많은 장점을 지녔다. 다만 애플펜슬은 매일 매일 다이어리를 쓰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강력 추천하지만, 영상 시청이 주목적인 이들에겐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미 카드 할부값이 나가고 있기에 일단 열심히 유튜브 강의를 보려고 한다. 천재는 1% 재능과 99% 노력으로 탄생한다고 하지 않나.

◆도전은 계속된다…이모티콘 가즈아

우리는 1년 전 삼성 갤럭시노트10+와 애플 아이폰11프로를 리뷰한 적이 있다. ([SamPPle] '폰카' 공식, '감성' 애플 vs '리얼' 삼성일까? 링크 http://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313&sc_word=SamPPle) 당시 삼성과 애플의 최신폰을 각자 구매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었다.

이번엔 공교롭게도 선택 장비가 같았다. 또 애플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지만 에어4에 대한 평가는 한 마디로 '강추'라고 말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애플펜슬 활용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린 다음 목표를 세웠다. 바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에 도전하는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똥손'인 우리가 '금손'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도전기를 기대해 달라. 머지않은 미래를 위해 일단 교보문고로 아이패드 드로잉 책을 사러 간다.

남빛하늘 기자가 교보문고에서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책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가지마'를 외치고 있는 캐릭터는 남 기자의 반려견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사진=허운연 기자·일러스트=남빛하늘 기자)
남빛하늘 기자가 교보문고에서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책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가지마'를 외치고 있는 캐릭터는 남 기자의 반려견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사진=허운연 기자·일러스트=남빛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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