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1.15 07:55

F-35B, 군수지원·무장탑재 제한…해군 "F-35C, 중대형항공모함에 적합"

F-35C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F-35C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해군은 미래 핵심전력인 경함공모함과 함께 선진 대양해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세계의 바다에서는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는 강대국들의 항공모함 활동 확대로 인해 우발적 위기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수 때문에 결국 우리 군도 2033년부터 경함모를 배치함으로써 영해수호는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해양 안보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강한 해군력을 확보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바다 위 군사기지'라 불리는 경함모에 탑재할 함재기 선정을 놓고 해군과 공군 등에서 다양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군은 경함모에 탑재할 함재기로 F-35B 전투기를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도입 규모는 20여대로 공군이 운용하기로 계획했다.

F-35B는 최대 속도 마하 1.6(음속의 1.6배)으로, 대형 상륙함에서 '리프트 팬'이라는 엔진을 이용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운용의 융통성이 크다는 게 장점이다. 450㎏급 정밀유도폭탄 2발, 공대공 미사일 2발 등을 내부 무장창에, 외부 무장까지 포함하면 총 6.8t의 무장을 할 수 있다. 또한 전자전 능력을 갖춘 AN/APG-81 위상배열(AESA) 레이더, 1300㎞ 떨어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도 잡아낼 수 있다. 

문제는 F-35B가 '리프트 팬'이라는 엔진을 이용해 수직이착륙을 할 때 이 과정에서 아스팔트를 녹일 정도로 높은 1000℃ 이상의 열과 가스가 분출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형수송함 2번함인 '마라도함'(1만4500t급) 건조 과정에서 갑판 내열 처리 기술을 확보했지만, F-35B에서 분출하는 고온의 가스를 견뎌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F-35B의 함재기 운영시 군수지원이나 무장탑재에 있어서 제한이 있다는 것과 북한 갱도에 있는 탄도미사일을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주요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15일 공군 국정감사에서 "F-35B는 40대를 도입하기로 한 F-35A에 비해 전투 행동반경과 기동성이 뒤떨어지고 단가도 비싸다"며 "F-35B 도입 검토를 결정한 것이 부끄럽지 않냐"고 말했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한 의원의 질문에 "아직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기종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사실 공군 역시 당초 F-35A 20대 추가 도입 계획이 해군의 경항모 건조로 F-35B 도입 이후로 밀리는 것에 마뜩잖아 해왔다. 공군의 한 장성은 "경항모 도입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F-35B의 함재기 운영시 군수지원이나 무장탑재에 있어서 제한이 되는 점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F-35B는 내부 무장창이 작아서 1000파운드 폭탄 2발만 장착할 수 있다. 갱도 깊숙히 숨겨논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2000파운드 벙커버스터는 탑재가 불가능하다"면서 "F-35B가 아닌 미 해군 항모의 F-35C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F-35C는 해군용 함재기(CV)로 A형과 B형에 비해 큰 날개가 특징이다. 해군 항공모함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날개를 접을 수 있다. 다른 기종에 비해 큰 주날개와 수평 꼬리날개를 가지고 있다. A·B형의 날개 면적은 42.7㎡이지만 C형은 62.1㎡에 이른다. 

F-35C는 함재기 특성상 항공모함을 베이스로 오가며 장시간 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내부 연료 탑재량이 8960kg이다

이에 대해 해군은 "F-35C를 도입하려면 갑판이 넓은 중대형 항모로 가야 한다. 우리 국방예산으로 감당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사출기를 사용하는 함재기 조종사 양성도 쉽지 않다며 F-35C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항모 계획을 중대형 항모 건조 계획으로 바꾸고, F-35B 대신 'KF-X(한국형전투기) 네이비'를 탑재하자는 주장도 최근 제기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FX 개발과 동시에 KFX의 파생 버전인 'KFX 네이비' 등의 개발이 검토되고 있으며 예산이나 기술적 측면에서도 승산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KFX 네이비에 대해 긍정 보다는 부정적 여론이 크다. 

함재기는 넓은 비행장이 아닌 비좁은 항모 갑판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모듈화(선체 부분을 별도로 제작해 조립)와 폴딩(Folding) 설계도 필수다. 육상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한 골격과 랜딩기어(Landing gear)도 가져야 한다. 

30톤급 함재기가 증기 사출기를 통해 발진할 때 사출기에 걸려 있는 랜딩기어에 걸리는 순간 하중은 9톤급이다. 이 순간 하중은 랜딩기어를 통해 기체에 그대로 전해지는데, 랜딩기어와 전방 기체 설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사출과 동시에 기체 전방 동체가 뜯겨 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함재기는 더 두껍고 튼튼한 랜딩기어를 사용하며, 기골 역시 육상용 항공기에 비해 더 튼튼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즉 처음부터 함재기 전용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KFX를 함재기로 개조하려면 기골부터 동체 구조 설계를 완전 재설계에 가까운 수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함재기 개조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출기와 강제 착함 장치도 만들어야 하고, 이러한 장치들을 조합해 육상 실험도 충분히 거쳐야 한다. 

신인균 대표는 "F-35B가 아무리 성능이 안 좋아도 KFX 네이비 보단 나을 것" 이라며 "다만 (지하 100m 깊이의 지하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 버스터가 안되는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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