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11.16 15:16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KCGI 강성부 대표이사(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주연합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강성부 KCGI 대표이사(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16일 발표하자 3자 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이 강력히 반발했다.

법적 절차를 포함,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KCGI는 이날 산은의 유상증자가 결정되자 "조 회장의 사재출연은 단 1원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한진칼과 대한항공 일반주주 및 임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실권이 생기면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며 "조 회장의 사적이익을 위해 국면 혈세 및 주주와 임직원을 희생시키는 이런 시도를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할 경우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의 지분 약 10%를 보유하게 된다.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46.71%, 조 회장은 41.4%다. 조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대립해온 3자 연합은 산은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현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 산은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자 연합은 산업은행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 

지난 13일에는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15일에도 재차 입장을 내 "(산업은행이) 부채비율 108%에 불과한 정상기업인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 회장과 기존 경영진의 우호지분이 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대신 3자연합이 증자에 우선 참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3자연합은 '유상증자 저지'에 사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가처분 신청,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 등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다. 이사회 의결만으로 금융기관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건 한진칼 정관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것이 3자연합 측 주장이다. KCGI 관계자는 뉴스웍스와 통화에서 "현재 법무팀이 소송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진입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KCGI 관계자는 "임시 주총 소집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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