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04.13 19:17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향후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대한 리스크는 ▲미 연준의 급격한 태도 변화 ▲영국의 EU(유럽연합)탈퇴 가시화 ▲중국 신용과 은행 리스크 세 가지로 판단된다. 그러나 미국 경기 흐름 역시 완만한 확장세 수준에 그치며 연준의 기준금리 지속인상이라는 급격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의 EU탈퇴 가시화 역시 대부분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판단이며, 국민투표 이전까지는 외환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신용-은행 리스크는 분명 중대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으나, 이를 실현시킬 트리거가 단기간에 부재하다는 점을 감안, 상반기에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 G2의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신흥국의 펀더멘탈 개선이 리스크의 실현보다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신흥국의 수출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주요 신흥국의 수출 증가율이 G2 제조업 업황심리보다 후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중 신흥국 대외 지표 개선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이머징마켓 통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스크 실현보다 빠른 펀더멘탈 개선은 위험 통화 강세를 지속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저평가된 신흥국 자산에 대한 급격한 되돌림(rewind)이 발생했던 3월과 같은 강도는 아니겠으나, 현재 외환시장의 쉬어가기 흐름 이후 완만한 위험 통화 등의 강세가 예상된다.

3월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급격히 완화되면서 이머징마켓(신흥국)지역 통화가 달러화 대비 급격한 강세흐름을 보였다. 3월 JP모건 이머징마켓 통화 지수는 5.16% 상승했으며, 특히 위험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더욱 강한 중남미 지역 통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지역 통화는 JP모건 아시아 통화 지수 기준으로 2.78% 상승에 그쳤으나, 중남미 지역 통화는 JP모건 중남미 통화 지수 기준으로 7.74% 상승했다. 원화는 신흥시장 통화 중 특히 급격한 강세를 보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6.95%, 85.9원 하락한 1,150.8원에 마감하였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른 신흥국 포트폴리오 자금 유입과 동반한 신흥국 통화의 강세에 힘입어 신흥국 자산 가격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4월 들어 신흥국 통화의 강세는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머징마켓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전반적으로 상회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찝찝한 뒷맛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안전통화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 재개 가능성까지 재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의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결과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된다. 엔화의 강세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확대에 따른 펀더멘탈 부담, BOJ에 대한 정책적 신뢰의 약화 등이 원인이다. 스위스 프랑의 강세는 분명 영국의 EU탈퇴에 대한 헤징 수단으로서 높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스위스 프랑에 대한 선호 증가가 원인이지만, 스위스 프랑이 글로벌 리스크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힘든 현 시점에서 글로벌 전체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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