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0.11.17 09:53

"고객이 '더주는 리브엠 적금' 상품 문의하면 직원들은 통신 상품인 '더주는 LTE 요금제' 설명해야하는 현실"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은행 신사옥 앞 '과당경쟁, 창구판매 강요하는 MVNO 즉시 해체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국민은행이 '금융·통신 결합'이라며 내놓은 상품이 알뜰폰 영업점 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가 알뜰폰(MVNO) 사업을 승인해주며 내건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한다'는 부가조건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1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소비자가 '10% 금리의 적금이 있다는데 어떤 상품이냐'고 질문하면 직원들은 알뜰폰을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 영업점을 방문해 '은행 고유의 업무'인 '더주는 리브엠 적금' 상품에 대해 문의하면 창구에서는 통신 상품인 '더주는 LTE 요금제'를 설명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또 "(은행이) '10% 이상의 금리를 주는 적금을 만들었다'고 직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해당(더주는 리브엠) 적금은 현재 창구에서만 판매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2일 "금융과 통신을 결합해 혜택을 추가했다"며 '더주는 리브엠 적금'과 '더주는 LTE 요금제'를 출시했다. 

더주는 리브엠 적금은 연 최대 1.5% 금리를 제공하는 정액적립식 예금이다. 신규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 원 단위이며 매월 약정한 날짜에 동일한 금액을 납입해야 한다. 

해당 적금 상품만으로는 금리가 높지 않아 별 매력이 없지만 '더주는 리브엠 적금' 만기까지 '더주는 LTE 요금제'를 유지하면 '더주는 보너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을 통해 24개월 동안 매월 8000원 보너스 혜택과 1회성 만기 축하금 4000원 등 총 19만6000원이 적금 만기해지시 원리금과 함께 지급된다.

예를들어 2년제 '더주는 리브엠 적금'에 가입한 고객이 우대 이율 조건을 만족해 매월 10만원씩 적립하면 연 1.5%가 적용돼 이자로 3만1725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더주는 보너스 혜택' 19만6000원이 더해지면 적금만기 시 총 22만7725원을 받게돼 연 약 10.5% 금리가 적용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이 (리브엠 적금을) '10만원 기준으로 가입한 고객이 리브엠 회선을 구입하는 경우 알뜰폰 부가서비스 등을 이자로 환산하면 그런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웍스가 영업점을 방문해 확인해본 결과 창구에서 '10%대 금리의 적금 상품에 가입하러 왔다'고 문의하면 대부분은 "10%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은 없고 '리브엠 적금'을 말하는 것이냐"며 이 적금 상품을 소개했다.

일부 창구는 '리브엠 적금을 가입하고 싶다'고 요청하면 "리브모바일 가입했냐"며 '더주는 LTE 요금제'와 '더주는 보너스 혜택'에 대해 설명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는 알뜰폰(MVNO) 사업인 리브엠(Liiv M) 서비스를 국민은행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승인해주며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한다'는 부가조건을 내걸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영업점 판매'가 이 부가조건에 위반 될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혁신서비스 부가조건은 '은행의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라며 "MVNO사업단 입장은 노인층, 디지털소외계층 등 고객이 원하면 영업점에서 업무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현재 '더주는 리브엠 적금'이 대면으로 영업점에서만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12일 도입된 차세대 전산 시스템이 안착기에 있다. 안착기가 지나야 (더주는 리브엠 적금과 같은) 신상품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적용된다"며 "곧 비대면 채널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적금 상품에 대해 "'금리가 10%'인 것과 '부가서비스를 다 제공 받았을 때 10%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17일 기준 '더주는 리브엠 적금'은 영업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고 안내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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