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4.14 09:41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의 지위를 확보해 기대했던 것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호남 맹주 정당의 자리는 결국 국민의당에 내주게 돼, 당초 호남 패배시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약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호남을 찾은 문 전 대표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호남에서 지지를 거두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당시 호남에서 지지를 거둔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왕설래했지만, 대부분은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얻는 의석수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총선 개표 결과 광주·전북·전남 등 호남권 28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석을 얻는데 그쳤다. 호남의 핵심지역인 광주에서는 국민의당이 8석을 모두 가져가 호남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증명했다. 전체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호남에서만 놓고 보면 문 전 대표가 의미한 ‘호남에서의 지지 철회’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실제 정계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수도권 선거에서 압승한 데에는 문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게다가 대구에서 1석, 부산지역에서 5석을 더민주가 가져가는 이변을 연출한 점도 문 전 대표의 공이라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향후 야권에서 문 전 대표의 거취를 두고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 국민의당에서는 계속해서 문 전 대표에게 약속 이행을 압박하면서 호남에서의 패권을 지키려는 모습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친노 세력은 문 전 대표 중심으로 더민주 내에서의 지배력 수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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