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1.23 10:29

고대 안산병원 박주현·김도훈 교수팀…"식습관·운동으로 건강수치 유지해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비만·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동반하면 갑상암 발생 위험이 최대 58%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이 암 발병을 위협하는 또 다른 원인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이 요구된다.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다학제 연구팀(가정의학과 박주현, 김도훈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이용한 대규모 집단 연구를 통해 대사증후군의 갑상선암 발병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23일 밝혔다.

갑상선암 발병률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급격히 증가하는 암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남녀 전체에서 위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네 번째로 흔한 암이 됐다. 이는 초음파 검사가 대중화하면서 무증상 갑상선암의 발견이 증가한 점도 있지만 많은 경우 초기에 잡지 못해 진행암이 된다는 사실에서 진단과는 상관없이 전체 환자수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생활습관과 환경요인이 발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비만 및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비만과 갑상선암의 상관관계 연구는 많았지만 대사증후군과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2009년 한 해 동안 국가검진을 받은 갑상선암이 없는 국내 성인 989만917명을 평균 7.2년 추적, 7만7133건의 갑상선암 발생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상황에 맞는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이 있는 군이 없는 군보다  갑상선암 위험이  15% 높았다.  하지만 비만과 갑상선암을 각각 다른 인자로 분석한 결과에선 다르게 나타났다. 즉 비만(체질량지수≥25)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선 전체 갑상선암 위험은 10% 높게 나타났지만 여기서 비만한 사람을 제외했더니 의미 있는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대사증후군이 비만보다 갑상선암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는 더욱 두드러졌다.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비만 남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군 보다 갑상선암 위험도가 1.58배나 높았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중성지방 및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같은 위험인자를 한 두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증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 요인을 모두 충족한 사람의 갑상선 위험률은 하나도 없는 군에 비해 갑상선암 위험이 39%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험요인 개수가 늘수록 갑상선암 위험도 따라서 증가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이 갑상선암 발병의 위험요인이라는 사실을 밝힌 대규모 코호트 연구결과"라며 "식사와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대사증후군을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갑상선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Thyroid’ 올 10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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