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숙영 기자
  • 입력 2020.11.25 17:43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 AI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
사피온 X220, GPU 대비 연산 속도 및 데이터 처리 용량 1.5배↑

SKT가 25일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제공=SKT)

[뉴스웍스=이숙영 기자] SK텔레콤이 AI 반도체 출시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

SKT는 25일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선보이고 향후 AI 반도체 사업 비전을 밝혔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사피온 X220은 인류를 뜻하는 '사피엔스'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이온'의 합성어로 인류에게 AI 반도체 기반 인공지능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글로벌 IT 시장조사 전문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18년 약 7.8조원에서 2024년 약 50조원 규모로 연평균 약 36%의 가파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SKT는 이번 AI 반도체 출시를 통해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의 성능. (사진제공=SKT)

◆ GPU 대비 연산 속도 1.5배 빠른데 가격은 절반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반도체 개발에 앞장서는 이유는 최근 인공지능 서비스가 생활과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대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AI 데이터센터의 성능 향상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싼 GPU가격과 큰 전력 사용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운영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피온 X220은 기존 GPU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빨라 데이터센터에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SKT는 맞춤형 설계를 통해 사피온 X220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피온 X220은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역량 대부분을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GPU는 그래픽 정보 처리를 위해 개발돼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 시 잉여 자원이 발생해 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SKT는 AI 반도체 칩을 기반으로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SKT는 자체 개발 AI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해 사피온을 차별화된 AI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SKT 연구원이 AI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SKT)

◆ AI 반도체, 올해 말 첫 납품 예정…내년 SK ICT 패밀리와 시범사업 시행

SKT는 올해 연말부터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사피온 X220을 적용한다.

올해 말 사피온 X220을 정부 뉴딜 사업인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사업'과 'MEC기반 5G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적용해 정부의 AI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5G MEC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내년에는 SKT AI 서비스 '누구', '슈퍼노바', '티뷰', 'ADT캡스' 등 SK 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고화질 디지털 방송 장비 개발사 'Cast.era'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클라우드 서버에도 사피온 X220을 적용해 방송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SKT는 사피온 X220의 후속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며 오는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SKT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라며 "향후 AI 반도체와 SKT가 보유한 AI, 5G,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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