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1.26 10:16

서울아산병원 고범석·김남국 교수팀 개발, 유방 모양 최대한 보존해 미적 만족도 높여

유방암 3D프린팅 수술가이드 실제 모형.
유방암 3D프린팅 수술가이드 실제 모형.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3D 프린팅 수술가이드’를 활용해 유방을 모양을 보존하면서 암덩어리만을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고범석(유방외과)·김남국(융합의학과) 교수팀은 2015년 자신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프린팅 수술가이드를 활용해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유방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종양만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유방암 수술은 대부분 암세포의 전이를 우려해 광범위하게 절제를 한다. 수술이 잘 됐다고 해도 여성들의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방암 수술가이드는 유방암 위치와 영역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찍은 뒤 이에 대한 정보를 3차원 프린터로 전송해 제작한다. 교수팀은 수술가이드의 정확도를 실증하기 위해 이번에 유방상피내암 환자 11명에게 유방보존술을 실제 적용해 본 것이다.

그 결과, 종양에서 절제연까지 평균 거리가 약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 유방조직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조직을 정확하게 절제했다는 의미다.

유방 상피내암은 초기 단계이지만 환자마다 위치와 모양이 달라 암의 영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MRI로 영상을 찍지만 딱히 표시할 방법이 없어 의사의 판단에 의존해야 했다.  

수술가이드는 환자마다 맞춤식으로 제작된다. 수술 부위를 유방피부 위에 그릴 수 있게 도울 뿐 아니라, 가슴 내부에 있는 종양 테두리를 미세한 침으로 염색해 해당 부분만 절제하도록 유도한다.

이 방식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기흉의 위험과 방사선 노출 등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술 및 수술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김남국 교수는 “비록 초기 유방암이긴 하지만 우리 기술로 만든 수술가이드의 정확성을 입증한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맞춤형 수술가이드를 유방암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계속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998)’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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