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1.26 16:20
임은정 부장검사. (사진=임은정 페이스북)
임은정 부장검사. (사진=임은정 페이스북)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확전일로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임은정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는 이번 사태와 관련, 26일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해질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하며 "검찰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동세력인 체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권한을 흔쾌히 내려놓고 있어야 할 자리로 물러서는 뒷모습이 일몰의 장엄함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면서도 "그럴 리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테니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수밖에 없다"며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역사"라며 "검찰 구성원이라 속상하지만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임 부장검사의 이러한 발언은 추 장관이 지난 24일 윤 총장에 대해 직무 정지 및 징계 청구 조치를 명령하자 평검사부터 검사장까지 추 장관의 '재고'를 요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임 부장검사는 평소부터 이른바 '내부고발자' 역할을 하며 검찰 조직에 대한 작심 발언을 이어온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애사(哀史)'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받고 있는데 자성의 목소리는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울산지검 부장검사로 재임하며 꾸준히 감찰직 인사를 희망해왔지만 번번이 내부 반대에 가로막혀 보류됐던 임 부장검사의 감찰직 이동은 지난 9월 추 장관의 '원포인트 인사'로 실현됐다. 인사 조치 당시 법무부는 "(임 부장검사가) 공정하고 투명한 감찰 강화를 통해 신뢰받는 검찰상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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