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1.29 14:14

"광장에서 촛불 들 때 말하기 싫어하고 책임 회피하는 대통령 갖게될 줄 몰랐다"

(사진=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사진=금태섭 페이스북)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배제·수사의뢰하고, 윤 총장은 이런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벌어지는 모든 혼란은 대통령이 명확한 말을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해서 생긴 것이다. 직접 나서서 정리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운영의 최종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은 필요하면 결단을 내리고 총장을 물러나게 할 수 있으나, 그러려면 대통령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정치적 책임을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것을 했고, 문 대통령은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2003년 '검사와의 대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지금 검찰 지도부 그대로 두고 몇 달 가자는 말씀이신데 그 점 제가 용납 못 하겠다", "여러분들이 결과적으로 지금의 검찰 지도부, 지휘부를 옹호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 등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날 노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듣고 총장에게 사퇴하라 직언해서 사표를 받아내다시피 했던 것은 검사들"이라며 검사와의 대화를 TV로 지켜본 총장이 퇴근하려고 청사를 나서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대검 기획과장이 슬리퍼 바람으로 쫓아나가서 그날 사표를 내야 한다고 막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정책임자인 대통령이 자기 입으로 직접 같이 가기 어렵다고 한 이상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검사들의 생각이었고 검찰총장도 결국 동의했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국정 과제를 설정하고 그 이행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대통령으로, 자신과 함께 일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사들도 이런 원리를 잘 알고 있고 임명권자가 공개적으로 표명한 입장을 수용하는데, 윤 총장도 문 대통령이 명확하게 물러나라고 얘기를 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그런데 문 대통령은 자신의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는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보인 모습과는 전혀 다르고, 그 때문에 공무원 조직인 검찰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찰인지 아닌지 어지럽게 공방이 오가지만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핵심은 어떤 이유에선지 대통령이 총장을 바꾸고 싶어하는 것인데 직접 나서 책임지고 정리하지 않으니까 법무부 장관이 구차하게 이런저런 구실을 댄다"고 짚었다.

이어 "여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은 애초에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임명했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온갖 이유를 대면서 총장 스스로 물러나라고 하고 있는데 더 이상 비겁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금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이런 무리한 일들이 생기는 것도 결국 대통령이 총장을 바꾸고 싶어한다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다른 이유를 둘러대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책임지고 정면으로 입장을 밝히면 이런 소모적인 일이 벌어지겠는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첫째로 정말 윤 총장을 경질하려고 하는지, 둘째로 경질하려 한다면 그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지, 셋째로 애초에 임명했던 일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광장에서 촛불을 들 때 우리는 적어도 그 결과로서 말하기 싫어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대통령을 갖게될 줄은 몰랐다"며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그게 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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