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1.30 13:00

윤동기 KAIST 교수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윤동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카이랄 특성이 없는 생체 친화적인 크로모닉 액정 물질의 자발적 조립을 통해 카이랄 구조체를 규칙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기존의 공간적 한정 효과만으로는 규칙적인 제어가 어려웠던 마이크로 크기의 구조체를 규칙적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향후 생체 친화적 액정기반의 재료를 활용해 카이랄 센서, 박테리아의 거동 제어 및 세포 성장과 같은 응용기술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윤 교수팀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액정영상표시장치LCD)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일반형 액정분자가 아닌 생체 친화적인 크로모닉 액정 물질을 이용해 3차원 카이랄 구조체를 제작했다. 

복잡한 3차원 카이랄 구조체를 균일하게 제어하기 위해서는 극한으로 액정 단위체들의 거동을 제어하고 적절한 조립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관련 제어기술이 없어 응용되지 못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액정분자들의 규칙적인 제어를 위해, 배향막을 포함한 마이크로 크기 패턴이 있는 기판과 유리 기판 사이에 액정을 주입해 공기주머니를 자발적으로 형성시켰다. 

액정 단위체들이 자발적으로 공기기둥 주위에 규칙적으로 뒤틀림 현상을 유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뒤틀림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한편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카이랄 구조체를 넓은 면적에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제어된 카이랄 구조체들은 살아있는 박테리아의 움직임을 인도하거나, 금속 나노 입자의 카이랄 조립, 카이랄 유체의 거동을 해석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윤동기 교수는 "의약품 및 관련 화학산업에서 물질의 카이랄 성질은 독성 및 부작용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ˮ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60여 년 전 임산부들의 입덧 방지용으로 쓰이던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은 카이랄 성질이 다를 경우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지된 바가 있다ˮ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카이랄 성질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를 하고 관련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전략과제, 과학기술국제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박건형 KAIST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은 연구 결과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ACS 센트럴 사이언스 11월호 표지논문으로 뽑히는 한편 해설논문과 함께 게재됐다.

박건형(왼쪽) 박사과정, 윤동기 교수 (사진제공=KAIST)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