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1.30 18:16

'도시당뇨병줄이기' 한국운영위원회 조사 발표, 30~40%는 진단조차 받지 못해

지난 26일, 도시당뇨병줄이기 프로젝트 결과가 발표된 웨비나 행사 모습.
지난 26일, 도시당뇨병줄이기 프로젝트 결과가 발표된 웨비나 행사 모습.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당뇨병 환자들에게 목표 혈당수치는 마치 도로의 ‘중앙선’과 같다. 중앙선 침범이 자칫 사고로 이어지듯 반복되는 고혈당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프로젝트 ‘도시당뇨병줄이기(Cities Changing Diabetes, CCD)’ 한국운영위원회가 서울, 부산, 대구 등 3개 도시를 대상으로 ‘당뇨병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환자들은 높은 치료율에도 불구하고, 혈당조절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20~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 도시당뇨병줄이기 캠페인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당뇨병 환자를 줄이기 위해 코펜하겐 스테노당뇨병센터와 런던대학, 다국적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가 공동으로 창안한 국제협력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한국운영위원회는 국제협력의 일환으로 서울, 부산, 대구 등 3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당뇨병 인지율, 치료율(수진율), 조절율, 합병증 현황 등을 파악했다. 발표된 통계는 국민영양건강조사 결과와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정량 평가한 결과치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3개 도시의 당뇨병 환자는 서울의 경우 전체 인구집단의 10.2%, 부산 11.6%, 대구는 11.5%로 나타났다. 진단율은 서울의 경우엔 63%, 부산 65%, 대구 65% 수준이었다. 30~40%의 환자가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다행스런 것은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치료를 받는 환자는 서울이 94%, 부산 89%, 대구 91%로 집계됐다. 문제는 치료를 받고는 있지만 목표혈당에 이르지 못하는 환자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은 환자의 23%, 부산 32%, 대구의 경우엔 24%만이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조절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관리에는 ‘절반의 법칙’이 적용되는데 치료율은 매우 높지만 조절률이 매우 낮은 기현상을 보여준 것이다.

3개 도시의 당뇨병 위험요인 분석에선 남자, 낮은 교육수준, 그리고 직업이 있는 경우 조절률이 낮게 나타났다. 반면 소득수준과는 관계가 없었다.

수진율과 목표혈당 유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당뇨병은 환자마다 신체적 특성 뿐 아니라 식습관 등 생활패턴이 다양해 교육과 약물처방이 개별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CCD 한국운영위원회 윤건호 회장은 “도시당뇨병줄이기 캠페인을 통해 당뇨병 환자의 가파른 상승을 멈추게 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번 조사가 당뇨합병증의 위험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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