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2.01 12:04

폐경학회 설문조사, 40%가 건강식품 섭취…호르몬치료는 20% 수준

폐경 증상과 관리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대한폐경학회가 만든 폐경 증상과 관리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폐경여성들 중 80%가 불면증이나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실제 적극적인 치료나 관리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폐경학회는 이 같은 내용의 국내 폐경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폐경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학회가 폐경여성의 치료경향과 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16년 발표한 내용과 같은 제목과 문항으로 5년만에 진행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폐경 여성 10명 중 8명(80.3%)이 여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증상을 경험했다. 가장 경험 빈도가 높은 증상은 수면장애(58.1%)였으며, 이어 안면홍조(48.7%), 야간 발한과 식은땀(48.0%), 질 건조나 성교통과 같은 생식기 증상(44.3%), 상실감과 우울감과 등 심리적인 문제(43.9) 순으로 증상을 보였다(복수응답).

여성들은 폐경 이후 가장 걱정되는 질환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 발병률의 상승(27.4%)을 꼽았다. 다음으로 복부비만이나 피부변화 같은 외형적 변화(27.2%), 안면홍조나 식은땀 같은 폐경기 증상(17.4%), 상실감 또는 우울감과 같은 심리적 문제(16.4%)를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서 폐경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와 관리에 대한 인식수준은 매우 떨어졌다.

폐경기 증상 개선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에 대해 병원방문 치료(폐경호르몬요법)를 답한 응답자는 24.6%에 불과했다. 오히려 운동과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 개선(37.8%), 건강기능식품 섭취(27.6%) 등의 선호도가 높았다. 실제 폐경여성들은 증상 개선을 위해 78%가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한다고 답했고, 이어 생활습관 개선(56.6%), 폐경호르몬요법(38.3%), 약국에서 구매한 일반의약품 복용(28.3%), 한의원 방문(20.2%) 순으로 나타났다.

폐경여성의 건강식품 의존도는 5년 전 조사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2016년 설문에선 생활습관 개선(36.5%)과 호르몬요법(19.7%), 건강기능식품 섭취(11.4%)순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선 건강기능식품 섭취 여성이 약 3.5배 증가한 39.9%로 조사됐다. 반면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는 여성은 22.2%로 크게 줄었고, 폐경호르몬요법을 한다고 답한 여성은 20.2%로 미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5년전엔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폐경기 증상 치료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52.6%의 응답자가 ‘그렇다’를 택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선 10명중 8명인 80.2%가 긍정적인 답변을 해 건강식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폐경여성들이 폐경호르몬요법을 회피하는 요인으로 암 발생의 우려를 꼽았다. 호르몬요법을 받는 여성의 75.4%가 암 발생의 위험을 걱정했고, 폐경호르몬요법을 선택하지 않은 여성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2.7%가 암 발생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폐경호르몬요법을 받다가 중단한 여성의 경우 역시 암 발생의 위험(63.8%)이 주요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어 병원방문의 번거로움(12.8%), 부작용 위험(8.5%), 경제적 부담(6.4%) 등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대한폐경학회는 폐경 전후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 개선을 위해선 가장 권장되는 치료법이 폐경호르몬요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안면홍조, 발한, 피로감, 두통 등 폐경기 증상을 줄여줄 뿐 아니라 폐경 초기(발생 10년 이내)에 사용하면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는 이유에서다.

김탁 대한폐경학회 회장(고대의대 산부인과)은 “국내 유방암 환자들은 발병 연령이 비교적 이르고, 유병률 또한 낮은 편이라 폐경호르몬요법으로 인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있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폐경호르몬요법은 대다수 여성에게 매우 안전한 치료요법이며 일찍 시작할 수록 이득이 크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