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0.12.02 11:38

800V 초고속 충전기·400V 급속충전기 다 쓰는 특허 기술 개발…'아이오닉'에 최초 적용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첫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2일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기술적인 특장점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설명회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현대차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과 스마트 TV 기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인 채널 현대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됐다.

이번에 공개된 E-GMP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됐다.

E-GMP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양방향 충전 V2L 기술 ▲모터, 감속기, 인버터 및 배터리 등 신규 PE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전기차 최적 설계 바탕의 안전성 및 공간 활용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듈화 및 표준화된 플랫폼 하나로 다양한 차종 생산

E-GMP은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으로, 차급의 경계를 넘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E-GMP를 이용하면 세단, CUV, SUV부터 고성능, 고효율 모델까지 다양한 차량을 빠르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조상의 복잡도가 줄어들어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표준 플랫폼인 E-GMP는 저중심 설계를 기본으로 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던 엔진이 사라진 공간에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구동 모터를 배치하고, 배터리를 하단에 낮게 위치 시켜 선회 성능과 고속주행 능력을 키웠다. 

특히 고속화 모터를 탑재해 구동 성능을 끌어올렸으며, 후륜 5링크 서스펜션과 기능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Integrated Drive Axle)을 적용해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 역시 크게 향상시켰다. 기능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은 모터에서 나온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축인 드라이브 샤프트와 이를 바퀴에 연결하는 휠 베어링을 하나로 통합해 강성은 높이고, 중량은 낮추는 기술이다.

◆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18분이면 충분…내 전기차로 다른 전기차 충전까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내부.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GMP는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별도의 부품 없이 800V 초고속 충전기와 기존 400V 급속충전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E-GMP에 적용된 특허 기술로, 차량의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를 활용해 인프라에서 공급되는 400V 전압을 차량 시스템에 최적화된 800V로 승압해 충전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또한 통합 충전 시스템(ICCU)과 차량 충전관리 시스템(VCMS)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도 일반 전원(110V·220V)을 차량 외부로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갖췄다.

새롭게 개발된 V2L 기술은 3.5k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야외에서 전자제품을 작동하는 데 사용하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

작고 가볍지만 효율은 높게…전기차 최적화 PE시스템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PE시스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PE시스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GMP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모터와 감속기, 전력변환을 위한 인버터와 배터리 등의 신규 PE 시스템이 탑재됐다. PE 시스템은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대체하는 구동 시스템이다.

PE 시스템은 크기 및 무게를 줄여 부품간 에너지 전달 손실을 낮춰 성능과 효율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먼저 구동에 필요한 모터, 동력을 차량에 필요한 토크와 속도로 변환해 전달하는 감속기, 전력을 변환해 모터의 토크를 제어하는 인버터를 일체화했다.

모터는 경량화하고, 최고 속도와 감속비를 기존 대비 각각 30~70%, 33% 높였다.

후륜 모터시스템의 인버터 파워모듈에는 기존의 실리콘(Si) 전력반도체가 아닌 차세대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효율은 2~3%, 주행거리는 5% 내외로 향상했다.

아울러 차급과 주행거리,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가변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전용 전기차에 최적화된 표준화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모든 차량에는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 셀로 구성된 표준화된 단일 배터리 모듈이 탑재되며, 모듈 탑재 개수에 따라 다양한 배터리 팩 구성이 가능하다.

또 후륜 구동 2WD 방식을 기본으로, 트림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4WD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감속기 디스커넥터(동력 분리장치)를 통해 2WD와 4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설계를 통한 공간 활용성 및 안전성 확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구조.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구조.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GMP는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 수 있고,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실내 공간 활용성이 높다.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신기술도 적용됐다.

먼저 차량 전방의 충돌 에너지 흡수구간은 차체와 섀시 등 구조물의 효과적인 변형을 유도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대시보드 앞부분인 하중 지지구간은 보강구조로 PE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또 차량 하단의 고전압 배터리의 보호구간은 초고장력강으로 충돌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탑승객 보호공간인 승객실은 변형을 억제하기 위해서 A필라에 하중 분산구조를 적용하고 배터리 전방과 주변부에는 핫스탬핑 부재를 보강했다. 배터리 케이스의 중앙부도 차체에 밀착해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한편 현대차 그룹은 서울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오는 3일부터 열흘간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및 PE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전시물을 공개하는 팝업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지난 8월 런칭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첫 적용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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