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연
  • 입력 2016.04.14 18:14

직매입·직배송 시스템 투자에 대형마트와 출혈경쟁까지...당분간 적자 불가피

쿠팡과 티몬, 위메프 등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3사의 연간 적자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의 운영업체인 포워드벤처스는 14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1337억5000만원에 영업손실 5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항간에 나돌던 쿠팡 5000억 적자설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온라인쇼핑사이트 위메프도 지난해 2165억원의 매출과 142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2014년에 비해 매출은 72% 늘었지만 영업 손실 규모는 전년의 290억4200만원 대비 약 5배 급증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 역시 공시를 통해 지난해 1959억원의 매출과 141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24% 늘어났으나 영업 손실도 21%(246억원) 늘어났다. 티몬측은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략적 마케팅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셜 3사의 적자 규모는 83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1년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쿠팡은 실적과 관련해 "이커머스 기업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며 "2014년 매출인 3485억원의 약 3.3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이 3.3배 늘어난 1년 사이 적자는 전년(1215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업계 최초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기록에도 불구 영업 손실 규모가 워낙 엄청나다 보니 매출 성장세는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측은 "5400억원의 손실 가운데 물류와 로켓배송(직접배송) 등을 위한 선제적 투자 비용이 약 89%를 차지한다"며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계획된 투자"라고 덧붙였다.

이어 쿠팡측은 "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부채비율, 유동비율"이라며 "자사의 부채비율은 152%, 유동비율은 156%로 아주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부채비율은 현대차(147%)나 롯데쇼핑(138%)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창업 2년만에 흑자를 달성한 바 있는데 여기에 만족하고 흑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면 중소 인터넷쇼핑몰로 남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과 고객에 획기적 경험을 주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에 도전했고 현재 우리가 그린 큰 그림 안에서 이미 받은 투자금만으로 재원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과도한 적자 규모에 대해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과도한 적자 규모로 인해 소셜커머스업계를 둘러싸고 유동성 위기설, 직원 해고설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셜 3사의 이같은 대규모 적자 원인은 기본적으로 직매입·직매입 시스템을 채택하는 사업 특성상 투자비가 많이 드는데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출혈경쟁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 이들 업계는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하반기 엔엑스씨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 쿠팡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티몬은 최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47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소셜 3사끼리의 경쟁도 이미 치열한데다 최근 국내 최대 유통공룡인 이마트가 소셜커머스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오기 위해 ‘최저가 전쟁’을 선포하며 소셜 3사의 숨통을 조이고 있어 이들 3사의 적자는 쉽사리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 커머스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어서 당장 크게 이탈하지는 않겠지만 3사끼리의 경쟁뿐 아니라 대형마트까지 가세한 구도에서 당분간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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