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12.02 18:26

서승원 중기중앙회 부회장 "지나치게 사업주 책임·처벌 강조…중소기업, 주로 처벌대상 될 것"

(사진제공=중기중앙회)
김용근(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과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이 토론회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중앙회)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국회가 입법을 추진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나치게 사업주 책임과 처벌을 강조해 과잉입법 논란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산재예방 선진화를 위한 입법과제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재해 사건이 특정한 노동자 개인의 위법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기업 내 위험관리시스템의 부재, 안전불감 조직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사업주의 책임과 이에 따른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안전 강화에 대한 중요성은 중소기업계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지나치게 사업주 책임과 처벌을 강조해 과잉입법 논란이 크다"면서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주로 처벌대상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벌규정은 이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실제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원인을 차단하는 예방 중심의 정책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사망사고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외국과 같이 산업안전정책을 사전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개정산안법이 이제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도입은 개정산안법의 적용상황을 중장기적으로 평가한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영국의 산재예방정책 현황 및 법인과실치사법 적용 사례가 동영상으로 소개됐다. 

영상 시청에 이어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의 법리적 문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형벌은 매우 엄격한 조건 하에서만 적용돼야 한다"며 "법률 제정의 목적이 정당하다는 것만으로는 그 수단의 위헌성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산재예방정책의 문제점과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중대재해기업처벌안은 전체적으로 안전원리, 법 원칙과 부합하지 않고 재해예방의 실효성, 현장작동성과도 거리가 있다"며 "비교 법적 관점에서 볼 때에도 보편성과 체계성이 결여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오늘 영국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처벌 강화 중심의 정책이 오히려 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안전을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현장에서 산재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