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2.03 15:39

"문 정부 시세반영률 38%로 노무현 정부 이후 가장 낮아…당장 80%로 높여야"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아파트 시세 및 공시가 변동 결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경실련 유튜브 캡처)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아파트 시세 및 공시가 변동 결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경실련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 서울 아파트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반면,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아파트 시세 및 공시가 변동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은 강남권 5개 단지, 비강남권 17개 단지로 총 22개 단지며 약 6만3000세대 규모다. 아파트 시세는 국민은행 등 부동산 시세정보를 활용했으며 매년 1월 기준 시세를 조사했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아파트 평당시세에서 건물값을 제한 땅값 시세와 공시지가에 용적률을 고려한 아파트 평당 공시지가를 비교한 것이다. 건물값은 아파트 노후도에 따라 평당 100만~500만원을 적용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 22개 단지 아파트값은 25평 기준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2003년 3억1000만원에서 2020년 10억4000만원으로 7억3000만원 상승했다. 건물값을 제한 아파트 땅값은 2003년 평당 1149만원에서 2020년 3956만원으로 2.4배(2807만원) 상승했다. 

상승액은 노무현 정부 936만원, 이명박 정부 –192만원, 박근혜 정부 523만원, 문재인 정부 1540만원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 8년간 상승액(2476만원)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331만원)보다 7배 더 높다.

아파트 평당 공시지가는 2003년 454만원에서 2020년 1641만원으로 1187만원 상승했다. 이는 아파트 땅값 시세 상승액의 절반 미만에 불과하며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노무현 정부 44%, 이명박 정부 51%, 박근혜 정부 47%, 문재인 정부 41%로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로 나타났다.

경실련이 강남과 비강남으로 구분해서 살펴본 결과 강남 아파트 땅값 시세는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2003년 평당 1865만원에서 2020년 평당 6828만원으로 17년간 5063만원 상승했다.

정권별 상승액은 노무현 정부 1833만원, 이명박 정부 –512만원, 박근혜 정부 1049만원, 문재인 정부 2693만원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 상승액이 4526만원, 이명박·박근혜 정부 537만원으로 7.4배 더 높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노무현 정부 44%, 이명박 정부 53%, 박근혜 정부 46%, 문재인 정부 47%로 노무현 정부가 가장 낮다.

비강남권 아파트 땅값 시세는 2003년 평당 1007만원에서 2020년 평당 3111만원으로 17년간 2104만원 상승했다. 정권별 상승액은 노무현 정부 722만원, 이명박 정부 –186만원, 박근혜 정부 367만원, 문재인정부 1,201만원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 상승액이 1923만원, 이명박·박근혜 정부 181만원으로 10배 더 높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노무현 정부 42%, 이명박 정부 50%, 박근혜 정부 47%, 문재인 정부 38%로 문재인 정부가 가장 낮다. 

경실련이 강남, 비강남 격차를 살펴본 결과 아파트 평당 땅값 시세의 강남북 격차는 노무현 정부 1869만원, 이명박 정부 1543만원, 박근혜 정부 2225만원, 문재인 정부 3717만원으로 벌어졌다. 25평 아파트값 기준으로는 2003년 4억7000만원에서 2020년 9억4000만원으로 2배가 됐다.

공시지가와 공시가격도 비교했다. 공시지가는 땅값이고 공시가격은 집값(땅+건물)인 만큼 공시가격에서 공시지가를 제외하면 아파트의 건물값을 알 수 있다.

조사결과 건물값은 노무현 정부 임기초인 2003년 평당 504만원에서 2020년 평당 1339만원으로 885만원, 1.7배가 올랐다. 노후화로 감가상각 돼야 할 건물값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경실련이 조사한 아파트 시세에서 공시지가를 제할 경우 건물값은 더 높아졌다. 2003년 평당 795만원에서 2020년 평당 2515만원으로 상승했다. 정부가 공시지가 현실화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 감가 상각돼야 할 건물값만 올라간 꼴이라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공시지가의 아파트별 편차도 심했다. 22개 단지 중 30% 미만 2개, 30~40% 미만 8개, 40~50% 미만 6개, 50% 이상 4개 단지로 아파트별 편차가 매우 컸다. 시세반영률이 가장 낮은 아파트는 길음 래미안1단지로 25%에 불과했고, 광장동 워커힐은 69%로 가장 높고, 길음 래미안1단지의 2.7배나 됐다.

경실련은 "정부는 아파트값 통계,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산출근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바란다"며 "제대로 된 공시지가 현실화를 통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당장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80%로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불공정한 과세를 부추기고 예산만 낭비하는 공시가격 제도를 폐지하고 표준지공시지가 조사 결정 권한을 일체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제도개선을 위해서라도 거짓통계만 내놓으며 집값 폭등을 조장해 온 관료와 장관 등을 전면교체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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