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2.04 19:10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자향 교수

초등학교 저학년이 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성장관찰이다. 우리 아이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또래보다 너무 작거나 크지는 않은지 한번쯤 점검해 봐야 한다. 성장이 더디다면 영양섭취나 운동, 성장치료를 고려해 보고, 성장이 너무 빠르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아이가 제대로 크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부모는 조바심을 내게 마련이다. 이때 1년에 4㎝ 이하로 자란다거나 친구들보다 10㎝ 이상 작다면 성장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아이의 키는 관절부위인 뼈의 양쪽 끝부분에 붙은 성장판 세포가 분열·증식하면서 자란다. 이를 자극하는 것이 성장호르몬이다. 따라서 호르몬과 성장판 검사를 통해 뼈의 성숙정도를 확인하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또 얼마나 자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가 다 자란 뒤인 예측 성인신장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현재의 키와 사춘기 발달 정도, 뼈 나이, 부모의 키 등을 고려해 파악한다.

성장검사는 어렵지 않다. 보통 체성분검사를 통해 신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손목 X-선검사를 통한 뼈나이 확인, 마지막으로 채혈검사를 통한 호르몬 상태와 영양상태를 확인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부모의 신장 등 유전적인 부분까지 종합해 아이의 현재 성장을 확인하고, 성인이 된 이후의 키를 예측한다. 검사 적기는 초등학교 저학년이거나, 2차성징이 나타나기 전이다.

아이의 성장 부진이 확인되면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이다. 많이 먹는다고 모두 키가 크는 것은 아니다. 너무 과도한 영양섭취는 체중을 급격하게 늘리고, 이는 골 성숙과 사춘기를 촉진해 도리어 성장을 저해한다.

근골격을 자극하는 활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성장을 위해서는 매일 30~60분 유산소 운동이 바람직하다. 다리의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하는 운동으로는 달리기, 농구, 줄넘기, 수영 등을 꼽을 수 있다.

검사결과 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증 또는 저체중 출생아 병력이 있다면 성장호르몬 주사를 고려해 본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뼈세포에 작용해 골격을 늘리고, 단백질 합성과 세포증진을 촉진한다. 주사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인 사춘기 이전에 맞아야 효과가 있다. 호르몬 치료는 특이한 부작용은 없지만 간혹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받도록 한다.

요즘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성조숙증이다. 여아의 경우엔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고,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다만 과잉영양이나 체지방량의 증가, 환경호르몬, 내분비 교란물질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너무 빨리 자라는 아이에게서 젖멍울이나 고환 크기의 변화가 생기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성조숙증은 예측 성인신장이 너무 작거나 이로 인해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경과관찰과 함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교육을 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진행속도가 빠른 특발성 중추성 성조숙증은 주사 약물치료로 성호르몬 분비 억제치료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을 치료하면 뼈 나이가 빨라지는 것을 조절해 성인 키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 어린 상태에서 사춘기가 진행하는 것도 늦출 수 있다. 성호르몬 분비억제가 지속되면 성장호르몬 분비도 억제되기 때문에 성장호르몬을 병행 투여하기도 한다.

다음은 성장부진 검사가 필요한 아이들이다.

사춘기 이전에 키가 1년에 4㎝ 이하로 자랄 때, 또래 친구들보다 평균 10㎝ 이상 작을 때,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100명 중 3번 안으로 키가 작을 때, 성장기임에도 지난해 옷을 그대로 입을 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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