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2.09 11:12

"진실은 가릴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사진=JTBC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와 감찰을 지휘했던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감찰 무력화에 극도의 교만과 살의까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한 부장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두렵고 떨리는 시간들이다"라며 "진실되고 겸손하게 살아가려는 저의 삶을 왜곡하는 언론의 거짓프레임들, 감찰을 무력화하는 내부의 공격들(에) 극도의 교만과 살의까지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죽음으로 내몰려진 상처받은 삶들을 잊지 않겠다. 진실은 가릴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부장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수녀 등 3951명이 지난 7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한 것과 관련해 본인이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와 접촉해 사전 논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한 부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필한 '세월의 지혜'라는 책을 언급하며 "(이 책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랜 세월을 통해 체득하고 통찰한 삶의 지혜를 젊은 세대와 나누는 모습들이 아름답게 담겨 있어서 제가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한다"며 "이 책을 번역해 주신 존경하는 정 신부님께서 저로 인해 곤혹스러우셨겠다. 그간 정의구현사제단이신지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 한 부장 지휘하에 대검 감찰부가 진행해 왔던 윤 총장의 판사 사찰 의혹 수사가 서울고검으로 배당된 것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보인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지난 8일 대검 인권정책관실의 조사 결과 감찰부의 윤 총장에 대한 수사착수 절차에서 공정성과 정당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발견됐다며 판사 사찰 의혹 사건을 서울고검에서 맡아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조 차장검사의 지시에 대해 법무부는 "총장의 지시나 다름 없다"며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 이후 감찰부의 수사가 중단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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