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2.09 15:45

"브리핑 내용 사과하지 않으면 낙태죄·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며 압력 행사"

(사진=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페이스북)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 (사진=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페이스북)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정의당은 9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지난 8일 열린 낙태죄 폐지 공청회에서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비판한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김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낙태죄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은 김종철 대표 측에게도 여러차례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의원이 우리 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법사위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는데, 방식이 매우 부적절했을 뿐 아니라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맞는지 의심케 할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각 당 대변인 브리핑과 관련해 이의 및 정정을 요청하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면서도 "이런 경우 공식적인 방식을 통해 이의·정정을 요청하며 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대변인의 설명대로 정치권에서 상대당의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논평 내용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정 수석대변인은 "어제 오후 6시경, 난데없이 일면식도 없는 국회의원이 타 당 대변인에게 전화를 해, 다짜고짜 왜곡된 브리핑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결코 상식적인 행위가 아니다"라며 "김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우리당 조 대변인으로서는 매우 불편했을 상황이란 점은 짐작하고도 남는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김 의원은 조 대변인과의 통화에서 사과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수석대변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낙태죄 폐지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이라며 "그런데 이런 법안을 자신의 입장을 관철 시키고자 인질 삼아 압력을 행사했다니, 집권여당 국회의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명백한 갑질이자 협박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김 의원의 즉각적인 사과와 여당 지도부의 엄중한 조치를 촉구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거대 여당 국회의원이면 타 당 대변인에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짓을 벌여도 되는 것인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더군다나 우리당 조 대변인이 30대 여성 그리고 원외 대변인이다.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인지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장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항의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장 원내대변인은 조 대변인에 대한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청했고 김 원내대표는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 원내대표가 사과까지 하는 상황을 초선인 김 의원이 만든 것에 대해 민주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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