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6.04.15 16:33

지난해 영업손실 5470억…올해도 현금흐름 악화 예상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쿠팡에 대해 현 상태로는 길어야 1~2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쿠팡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선보이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기간은 길어야 1~2년"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올해도 최소한 5000억~6000억원의 비용 지출이 예상되고 물류센터에도 3000억원이 더 추가될 것"이라며 "현금성 자산 6500억원과 아직 유입되지 않은 투자금 4000억원을 고려하면 여유자금은 1조원 수준으로 쿠팡은 길어야 1~2년 동안 유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1조1338억원, 영업손실 5470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2014년(348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적자는 2014년(1215억원)보다 4.5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연구원은 "쿠팡의 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제로마진 상품 정책으로 유통마진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송서비스 강화 과정에서 전년보다 큰폭으로 증가한 판매관리비(판관비) 6900억원도 적자폭 확대의 요인이다.

그는 “2015년 말 현재 현금성자산 6500억원과 아직 미국 본사에서 송금하지 않은 투자금 4000억 원을 합치면 쿠팡은 약 1조 원대 투자여력이 있다”며 “증가하는 인건비와 물류비를 고려하면 쿠팡은 2017년이 지나기 전 현금고가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쿠팡의 현재 유통사업 모델은 아무리 매출이 증가해도 이익 창출이 불가능하다"며 "쿠팡은 하루빨리 유통사업 외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쿠팡이 올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의 총 자본은 4244억원이고 2016년 유사한 순손실 기록시 자본 잠식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원은 "배송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방으로 배송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은 고정비 상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결국 쿠팡은 머지않아 확장을 늦추면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거나 추가 투자금 확보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이냐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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