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6.04.15 17:04

중국 경제가 올 1분기에 6.7%(전기대비) 성장하며 경착륙 우려를 일단 잠재웠다. 시장에서는 “대반전은 아니지만 반등한 것은 맞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9년 1분기 6.2% 이후 최저치이지만 블룸버그 등 해외 전문가들이 예상한 6.6~6.9%에 부합한 것이다. 특히 경제의 3두마차인 수출·투자·소비가 모두 예상을 웃돌아 시장의 안도감은 커졌다.

연초 극심한 금융시장 혼란과 위안 약세, 그리고 수출부진에 시달리던 모습은 사라졌다는 평가다.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15일 브리핑에서 “올해 중국 경제의 출발이 좋다”며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가 U자형이나 W자형의 성장모양을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L자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분위기반전에는 중국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의 빠른 경기회복 덕이 컸다. 또 금융당국이 지난 1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2008년 미국발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펼친 양적완화 정책 이후 최대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풀면서 경기부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만족하는 중국...유동성에 의존

1분기 성장률 6.7%는 전분기(6.8%)와 작년 전체(6.9%)는 물론 7년만의 최저치인데도 중국당국이나 시장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는 이유는 뭘까.

일단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시진핑 집권기 최대 과제인 샤오캉사회(중국식 복지사회)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GDP와 1인당 소득을 2010년의 2배로 만들어야 하는데 연평균 6.54%이상의 성장목표을 달성해야 한다. 제13차5개년경제개발계획(13·5계획)에 중국은 연평균 6.5%이상 중속 성장한다고 못박았다. 당초 글로벌 경제 침체 등 극히 혼란스런 환경 속에서 성장률이 6.5%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6.7% 성적을 올렸으니 반색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용적으로도 괜찮다는 지적이다. 소비와 투자 같은 내수부문이 회복중이고 수출까지 바닥탈출 모양새다. 이날 GDP통계에서 3차 서비스산업 생산액이 9조214억위안으로 전년대비 7.6% 증가했다. 반면 1차산업생산액은 8803억위안으로 전년대비 2.9% 늘었고 2차산업은 5조9510억위안으로 5.8%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비 흐름이 개선돼 1분기 사회소비품 판매금액은 7조8024억위안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이중 식음료 부문은 11.3% 늘었고, 일반상품은 10.2% 증가했다.

고정자산투자는 8조5843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0.7% 늘었다. 이중 전체 투자의 38%를 차지하는 국유자산 투자는 전년대비23.3% 증가했다. 나머지 62%를 차지하는 민간투자는 5.7% 증가했다. 민간투자 증가는 부동산 투자가 주도했다. 1분기 전국 부동산 개발 투자는 1조7677억위안으로 전년대비 실질성장률은 9.1%에 달했다. 특히 상업용 주택 판매금액은 1조8524억위안으로 전년대비 54.1% 상승했다.

중국의 수출(달러 기준)은 지난 3월 11.5%(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예상치(10.1%)를 웃도는 것은 물론 9개월만에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경기바닥론 솔솔...부실채권 뇌관은 여전

이 때문에 경기 바닥론이 등장하고 있다. 성라이윈 대변인이 L자형 바닥탈출을 언급했고 류스진(劉世錦) 전 국무원발전연구중심 부주임(부소장)은 “중국경제가 바닥에 매우 근접해있다”며 “바닥을 치는 시기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1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의 3.4%에서 3.2%로 낮췄지만 중국은 6.5%로 0.2% 포인트 상향조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부실채권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실물경제에 흘러간 자금은 일단 민간 및 공공부문의 대형 부실화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지만 중국경제가 글로벌 리스크에 노출된다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나온 중국 금융동향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실물경제로 흘러 들어간 이른바 사회융자는 지난 3월 전년동기 대비 2조3400억위안(약 421조2000억원 ) 늘었다. 예상치(1조4000억위안)를 크게 웃돌았다. 1분기 사회융자증가액도 6조5900억위안(약 1186조 20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 13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잠재 위험이 있는 은행의 기업 대출이 1조3000억달러(약 1560조원)에 이르며 이는 7560억달러(약907조 2000억원)의 은행권 잠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8%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미국의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미 예고된 국유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더 불어날 수 있다.

홍콩의 전문가들은 경제가 연착륙한다면 부실채권 문제는 다소 숨을 돌릴 수 있지만 구조조정 여파와 경기회복 지연, 외부충격 등이 합쳐질 경우 금융시장 리스크는 다시 확대돼 언제든 실물경제의 목을 죄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