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2.10 14:28

"늘 국민이 먼저였고 국민은 난관 함께 이겨내는 동지였던 그 정신 이어받겠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사진 왼쪽)과 정세균 국무총리.(사진=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아버지'라고 표현하며 그리움을 표했다. 일각에선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 총리가 김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총리는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0주년 기념을 기념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오늘의 저를 있게 하신 정치적 탯줄이자 아버지"라며 "25년 전 저에게 내미신 손이 지금의 정세균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님 노벨평화상 수상 20주년인 오늘 따라 대통령님이 사무치게 보고 싶다"며 "늘 그러셨듯 환한 웃음으로 손 잡아주시며 등 두드려 주실 것만 같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과거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정 총리는 오후에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2000년 12월10일, 대통령님께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던 그 날의 감동과 기쁨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오슬로 시청 메인 홀은 햇볕 정책을 상징하는 노란 꽃들이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민들은 아리랑을 부르며 축하의 행진을 벌이고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인사는 기립박수를 쳤다"며 "대통령님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진정 세계인 모두의 잔치였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님께서는 한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살아오셨다"며 "당신의 목숨을 빼앗으려던 정적마저 용서하시고 냉전으로 전쟁의 기운이 감돌던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심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만드신 남북 화합의 강물에 평화의 배를 띄우고 있다"며 "비록 지금 남북평화와 비핵화 대화의 시계가 잠시 멈춰 섰지만, 전쟁 없는 평화 한반도를 향한 우리의 항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도 덧붙였다.

정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최근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영 갈등 등과 연관시키며 "지금 많은 국민들께서 코로나19와 혼탁한 정치에 힘겨워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김대중 대통령님의 지혜로운 말씀이 간절히 필요하다"며 "김대중 대통령님은 늘 국민이 먼저였고 대통령님께 국민은 난관을 함께 이겨내는 동지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정신을 이어받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시면 대한민국은 코로나19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 총리가 이날 김 전대통령을 호명한 것을 두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시절 동교동계를 취재했던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해 입문해 'DJ 키즈'로 불리기도 했다.

총리 재직 때 40%대 까지 올랐던 이 대표의 차기 대선 지지두가 최근 20%대 초반에 갇히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율 검찰총장과의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에 여권에선 '제3후보론'이 부상하며 정 총리가 언급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정 총리는 최근 왕성한 대외 움직임을 보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답보 상태가 계속되면 여권 안에서 '제3 후보론'이 부상할 수밖에 없다"며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을 공유하는 정 총리가 그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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