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0.12.11 17:54

연평균 32% 성장, 2025년 1772억달러 예상 로봇시장 본격 진출…정의선 회장도 20% 출자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운용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며 로보틱스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총 11억 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인지·제어 등과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4족 보행이 가능한 운송용 로봇 '빅 도그',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 물건을 집고 옮기는 물류용 로봇 '픽', 직접 물건을 들고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핸들'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인수에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앞서 현대차는 10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안건을 승인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 참여는 그룹이 앞으로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투자에 나선다고 표명하는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 합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기술 혁신과 로봇 자동화 수요로 급성장한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45억 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22%를 기록해 올해 444억 달러 수준까지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올해부터는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25년까지 1772억 달러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생산 및 물류, 로봇 개발, 자율주행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및 스마트 팩토리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사의 착용형 로봇 기술, 생산 및 물류 자동화 기술 등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혁신적인 로봇 기술이 더해지면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우선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하고, 이어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혁신적인 시장 성장이 예측되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