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2.14 20:00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

코로나19로 피부과 환자들도 괴롭다. 한포진 환자들 얘기다. 손 위생을 위해 자주 손을 닦아야 하는데 한포진 때문에 따갑고, 증상도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한포진은 일반적으로 여름에 증상이 심해진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손 위생이 강조되면서 계절과 무관하게 손 습진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의료종사자 대상 연구에서 74.5%의 의료종사자에서 손 습진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 손씻기 횟수가 10회 이상이면 10회 미만일 때와 비교해 손습진 발생 위험이 2배 이상(OR 2.17) 높아진다.

한포진은 만성 재발성 습진이다. 지금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가 쉽지 않다. 증상은 반복적으로 손이나 발(주로 손바닥 또는 발바닥)에 가려움 발진과 함께 작고 투명한 수포가 무리 지어 발생하는 것이다. 수포는 작고 둥글며 투명한데, 터지고 아물다가 다시 발생하면서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주로 10~40세에 많이 발생하는 것도 특징이다. 스트레스, 다한증이나 아토피피부염 같은 질환, 금속 알레르기, 아스피린이나 피임약 복용, 흡연 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스테로이드 연고로 증상을 조절한다. 하지만 재발이 잦고, 스테로이드 장기 도포가 피부 위축이나 상처치유 지연 등 부작용을 유발해 주의해야 한다. 한포진 증상이 연고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한방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염증 조절과 함께 면역기능을 높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다.

염증이 생겨 가렵고 붉어지면 내복 한약과 함께 염증을 가라앉히는 한방 외용제를 사용한다. 습포치료는 수포를 빠르게 가라앉혀 가려움증을 줄일 수 있다.

습진을 줄이려면 손씻는 횟수를 줄여야 한다. 대신 손소독제를 쓰되 글리세린 등의 보습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손소독제에 알코올 성분이 많이 함유되면 따가울 뿐 아니라 피부가 건조해져 피부조직을 더욱 손상시킨다. 따라서 손소독제 사용은 권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면장갑을 착용하고, 손을 씻더라도 물기를 제거한 뒤 바로 충분한 향료와 같은 자극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보습제를 도포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