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0.12.15 10:29

모빌리티가 탑승자 상태 파악해 차량 실내공간 제어하는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EAVC)' 적용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키즈 모빌리티 '리틀빅 이모션'이 어린이 환자 치료과정에 활용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키즈 모빌리티 '리틀빅 이모션'.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감정 인식 기술이 적용된 키즈 모빌리티 '리틀빅 이모션(이모션)'을 개발해 어린이 환자 치료에 시험 운용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모션은 어린이의 감정을 파악해 진료에 대한 거부감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의료진에게 진료를 앞둔 어린이 환자의 감정 상태 정보를 미리 제공해 1차 예진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와 탑승자가 교감하는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EAVC)'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EAVC 기술은 모빌리티가 탑승자의 표정, 심박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해 감정 및 생체 상태를 파악하고, 차량 내의 오감 요소를 통합 제어해 실시간으로 탑승자의 감정과 상황에 맞게 모빌리티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이모션에 적용된 EAVC 기술은 표정인식시스템, 호흡유도시트벨트, 심박측정센서, 감정반응형 엠비언트 라이팅, 감정기반 향기 분사장치 등 다섯 종류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어린이의 감정을 인식한 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네 가지 반응 장치를 작동시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개발됐다.

먼저 표정인식시스템은 운전석 앞에 달린 카메라가 어린이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파악한다.

에어 포켓이 적용된 호흡 유도 시트벨트는 몸을 감싸 안아 어린이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트벨트에 장착된 심박측정센서를 통해 심박수와 호흡을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어린이 환자의 감정 및 신체 상태 정보는 의료진에 전송되고, 동시에 차량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 형태로 출력된다.

우선 차체 하부에 적용된 감정반응형 엠비언트 라이팅의 색깔이 어린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변한다. 빨간색은 두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를, 노란색은 두려움이 다소 줄어든 상태를, 초록색은 진료받을 준비가 된 상태를 의미한다.

차량 전면의 디스플레이 장치에선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음악이 나온다.

감정기반 향기 분사 장치에서는 호흡 유도 시트벨트의 팽창 주기에 따라 사탕 향기를 분사해 어린이의 기분 전환을 돕고, 진료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마지막 과정에서 비눗방울이 분사된다.

이모션의 제원은 전장 1380mm, 전폭 810mm, 전고 820mm에 최고속도는 시속 7㎞로. 미취학 어린이에게 알맞게 만들어졌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EAVC 기술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와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이 산학협력 중인 연구 과제다.

입원 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병실에서 진료실까지의 짧은 이동 거리를 두렵고 무서운 긴 여정으로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SJD 어린이병원과도 협력을 진행했다.

이모션은 현재 SJD 어린이병원에서 시범 활용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형성된 다양한 사용자 경험 데이터는 향후 인공지능 기반의 차량 내 감정 인식과 어린이 승객을 위한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동 수단으로서 자동차의 역할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서 다양한 이동 공간에서 미래 모빌리티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연구 중"이라며 "최첨단 모빌리티 제어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감정 인식 기술이 융합되어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이동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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