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2.16 14:41

'김재철 AI 대학원'으로 명명...2030년까지 40명 교수진 꾸릴 예정

신성철(왼쪽) KAIST총장과 김재철 동원그룹명예회장이 기부약정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16일 오전 10시30분 KAIST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 정근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에 참석해 향후 10년간 사재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약정식에는 신성철 KAIST 총장을 비롯한 KAIST 관계자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 김 명예회장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기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AI 분야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AI 분야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김재철 명예회장의 소신에 따라 이뤄졌다.

김 명예회장은 이 날 약정식에서 "AI 물결이 대항해시대와 1·2·3차 산업혁명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 것ˮ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출정식이 될 것ˮ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어 "위대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 국민이 국력을 모아 경쟁에 나서면 AI 선진국이 될 수 있다ˮ며 "과학영재들과 우수한 교수진들이 집결해있는 KAIST가 선두주자로서 우리나라 AI 개발 속도를 촉진하는 플래그십 역할을 할 것ˮ이라고 덧붙였다.

김 명예회장은 "우리나라가 AI 혁명으로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여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AI 시대를 주도한다면 세계사에 빛날 일이 될 것ˮ이라며 "KAIST가 AI 인재 양성으로 AI선진국의 길을 개척해 주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해 줄 것을 바란다ˮ고 당부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청년 시절,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가 경제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바다로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울대 입학 장학생 기회를 마다하고 부산수산대에 진학했다. 그는 부산수산대를 졸업한 뒤 1958년 국내 최연소 선장이 됐다. 

이후 1969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1978년 서울대 최고경영자(CEO) 과정, 1981년 미국 하버드대 AMP(최고경영자)과정을 거치며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쌓았다. 부산수산대, 고려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등에서 수산학, 경영학, 교육학, 문학 등의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배움의 의지가 남달랐다고 동원그룹은 전했다.

KAIST는 김재철 명예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AI 대학원의 명칭을 '김재철 AI 대학원'으로 명명하고 2030년까지 총 40명의 교수진을 꾸릴 예정이다. 

융복합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 육성을 위해 AI 분야 기술은 물론 다양한 인문학 강의를 통해 지식과 인성을 두루 갖출 수 있는 전인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KAIST AI대학원은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지난 2019년 3월 과기정통부의 '2019년도 AI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같은 해 8월 문을 열었다.

올 11월 말 현재 구글, 아이비엠 왓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의 AI 연구소 출신 전임교수 13명과 겸임교수 8명 등 모두 21명으로 교수진을 구성하고 석사과정 79명, 석박사 통합과정 17명, 박사과정 42명 등 총 138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작년 4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산업이 작년 한양대에 30억 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의 AI솔루션센터인 ʻ한양 AI솔루션센터ʼ를 설립한 것도 김 명예회장의 AI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 때문이다.

김 명예회장의 관심 속에 동원그룹은 지난해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전 계열사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프로젝트를 도입했으며 올해엔 KT가 주도하고 있는 AI 기술 산학연 협의체인 AI원팀에 합류하는 등 AI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대한민국의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한 김재철 명예회장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김재철 명예회장의 기부를 토대로 KAIST가 AI 인재 양성 및 연구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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