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2.17 08:45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인터넷 언론인 연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 연대)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2개월 정직 징계를 제청하고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또 한 번 시를 인용해 심경을 밝혔다.

추 장관은 사의 표명 당일인 16일 밤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것을 바친다 했는데도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있다"고 썼다.

그는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고 주장하며 "조각도 온전함과 일체로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얗게 밤을 지샌 국민 여러분께 바친다.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정호승 시인의 시 '산산조각'을 인용했다. 추 장관은 지난 15일엔 이육사의 시 '절정'을 언급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추 장관이 인용한 시는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라며 초탈한 듯한 묘사를 하고 있다. 추 장관이 이러한 시를 언급한 것은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하고 물러나 '산산조각'난 듯한 심정이지만 그럼에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의 우회적 표현으로 분석된다.

한편 추 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징계를 제청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올해 1월 2일 취임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징계안을 재가하며 "추미애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데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의 사의표명과 거취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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