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2.17 13:18

이종원 UNIST 교수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장파장 중적외선 레이저빔을 중파장 중적외선으로 바꾸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작고 얇은 평면 구조체와 빛을 만나게 해 빛의 파장을 바꾸는 기술이다. 중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의 한 종류로 유해 물질의 성분 등을 분석하는 데 쓰이는 빛이다.

이종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은 입사되는 빛의 원편광 회전 방향에 따라 빛 파장을 선택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메타표면을 개발했다.

메타표면은 빛 파장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인공구조물인 ‘메타아톰’이 표면에 빼곡하게 배열된 평면 구조체다. 개발된 메타표면에 입사된 빛은 원편광 회전 방향에 따라 그 파장이 2분의 1(우원편광) 또는 3분의 1(좌원편광)로 크기로 줄어든 새로운 파장의 빛으로 변환된다.

특성을 이용하면 상용화된 장파장 중적외선 레이저 빛을 메타표면에 쏘아 파장이 짧은 중파장 중적외선 영역 빛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중적외선을 이용한 흡수분광분석은 물질 분석법 중 가장 높은 정확도와 식별력 갖는다.

흡수분광분석은 빛을 물질에 흡수시켜 성분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기존의 중적외선 영역 빛을 내는 레이저 광원은 나노미터 두께의 반도체를 수천 겹 가량 쌓아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과정이 까다롭다.

광원 하나 가격도 비쌀뿐더러 광원 하나로 전체 중적외선의 일부만 만들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표면을 쓰면 하나의 중적외선 레이저로 중적외선(3~12μm) 대부분 영역을 포함하는 빛 생성이 가능하다.

상용화된 9-12μm(마이크로미터, 10-6m) 가변파장 중적외선 레이저 빛의 우원편광 성분으로는 4.5~6μm의 파장 대역 빛을, 좌원편광 성분으로 3~4(μm) 파장 대역 빛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원 교수는 “상용화된 중적외선 레이저와 하나의 메타표면을 이용해 여러 대의 중적외선 레이저를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개발한 메타표면은 비선형 원형이색성이 두 종류의 파장변환에 대해 동시에 최대값인 1에 가깝고 효율도 기존 대비 100배 이상 향상됐다.

김대익 UNIST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이 갖는 낮은 비선형 원형이색성과 효율성 문제를 동시한 해결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개발된 메타표면은 광대역 중적외선 광원뿐만 아니라 고효율 비선형 홀로그램, 초고감도 카이랄 센서, 비선형 광 정보처리 소자 등 다양한 신개념 평면 광학 소자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나노∙소재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 지난달 11일자로 출판됐다.

이종원(오른쪽 아래) 교수 연구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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