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2.18 14:36

'수적 열세'로 인한 불가피성 인정... 내년 상반기까지의 성과 따라 정치적 입지 갈릴 듯

지난 17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면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지난 17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면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다시 한 번 사퇴 카드로 위기를 돌파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쟁점 현안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끌려다니다는 인상에 당내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주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혀 재신임을 얻어냈다. 주 원내대표가 당내 동력을 다시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직 재신임 여부를 의원들에게 일임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퇴를 만류하며 별도의 표결 없이 박수로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했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공수처법, 국정원법, 대북전단금지 살포법 등 쟁점 법안 등 쟁점 법안들이 통과되면서 일정부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던 주 원내대표가 다시금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며 정치적으로 힘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초심만리'는 최근 연이어 통과된 이 법안들을 문제 삼으며 지난 15일 당 지도부에 주 원내대표 용퇴설을 제기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요구했다. 아울러 당내 온건주의적 투쟁 방식이 국민에게 어필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라든지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남북교류협력법이라든지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법 등이 국회에서 심의되지 않은 채 (여당에 의해) 통과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들이 있어서 재신임을 물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재신임했으니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날 주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은 예견됐었다는 분위기다.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다 민주당의 정치적 독주 속에서 수적 열세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권성동 의원도 의총 진행 중 잠시 나와 기자들에게 "재신임이 압도적인 의견"이라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입법 독재를 해 문제가 생긴 것이지 (원내대표를) 교체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나. 민주당이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고 에둘러 말했다.

지난 6일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상임위원장 협상 결과를 말하며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에게 뺏긴 상태에서 그는 "지금까지 제1야당이 맡아왔던 법제사법위를 못 지켜내고 민주주의가 이렇게 파괴되는 걸 못 막아낸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주 원내대표는 박수로 재신임을 받았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몇차례에 걸쳐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위기 및 최근에는 태극기 세력이 참여하는 시민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그렇지만 이번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은 상태여서 얼마 남지않은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의 기간동안 주 원내대표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가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는 강화되거나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에 수적으로 열세지만, 여러 의원들과 상의해 민주당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은 물론이고 국민들께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폭거를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들을 강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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