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2.21 10:17

국민의힘 경선규정에 '당원 20% 비율' 있는 한 안철수, 합류 불가…야권, 승리하려면 '시민 단일후보 형태' 지적 나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소통관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연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소통관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연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구도 자체에 적잖은 변화의 기류가 흐르는 양상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이혜훈·이종구·김선동 전 의원을 비롯해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서울시장 선거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외에도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재판 등 추이를 지켜본 뒤 내년 초에는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더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그의 주변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상당히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속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야권 분열로 인한 여권의 어부지리(漁夫之利 두 사람이 맞붙어 싸우는 바람에 엉뚱한 제3자가 덕을 본다는 뜻)만큼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일고 있다. 

현실적으로 여권과의 선거전에서 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후보가 단일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난 20일 출마선언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인지한 듯한 발언이 나왔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보수 야권 단일후보'가 되겠다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열어 뒀다.

안 대표는 스스로를 '범야권 후보'로 규정하고 '정권 교체'를 들고 나왔다. 국회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야권 후보단일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 요소'로 떠오른 형국이다.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3가지 시나리오가 나돈다.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 참여, 오픈 프라이머리 식의 통합형 경선, 국민의힘 후보와의 1대1 단일화 등이 거론된다. 이 세 가지 방안 중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 참여'를 선호하고 있지만 안 대표 측은 국민의힘 내부에 자신의 세(勢)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 100% 국민여론조사 ▲시민검증위원회 검증 ▲1대1 토론회 3회-합동토론회 2회(본경선) ▲본경선, 국민여론조사 80%-책임당원 20% ▲시민평가단 구성 ▲정치신인 가산점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본 경선에서 당원 20% 비율이 존재하는 한 안 대표의 경선 합류는 사실상 어렵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해도 20%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으로서도 당내 경선을 통과한 최종 1인이 안 대표와 단일화 경선을 벌이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제1야당의 경선 과정이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위한 '예선전'의 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간절하게 부탁드린다. 대의(大義)를 위해 소아(小我)를 버려 달라"며 "적전 분열하면 자멸이다. 불과 8개월 전 총선에서 참패한 우리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처절한 자기반성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가 되더라도, 나는 출마하지 않고 뒤에서 선거를 돕겠다' 이런 자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왜 보이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오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세 번째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키겠다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렇다면 안대표 또한 소아를 버리고 대의만을 좇아야 한다.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야권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겸허한 자세와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야권 단일화가 변수가 아닌 상수라고 봤을 때,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당초 선언한 대로 '시민 단일후보' 형태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의 경선룰에서 당원 비율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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